
이달 1일 개통된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 애플리케이션이 24시간 넘게 장애를 겪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장애 시간은 더 길어졌으며, 여전히 결제 오류, 앱 접속 문제, 가입 오류가 지속되고 있다. 고객센터에는 문의 전화가 폭주해 연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정산 장애 사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사업 운영자인 한국조폐공사는 서비스 개시 하루 전날까지도 최종 테스트(CBT)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시스템 개통 1~2개월 전에 테스트를 마무리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조폐공사 대응이나 IT 운영 역량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의견이 많다.
업계는 미비한 테스트가 장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시스템 장애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관련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준의 장애가 아니다”라며 “장기적으로 장애가 이어질 것이고, 접속 장애 다음은 결제 장애, 그리고 정산 장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온누리상품권 시스템 오류는 결국 소상공인 결제 인프라에 영향을 줜다. 만약 정산 오류까지 이어질 경우 온누리상품권 유통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과거 서울페이 역시 QR결제 방식 도입 초기, 정산 문제로 인해 일부 가맹점에서 QR결제를 거부한 사례가 있었다. 이번에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앱 업데이트 이후나 시스템 개편 후 장애가 발생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전자금융업에서는 통상 2~3시간 내에 복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장애가 24시간 이상 이어진 것은 장애 규모가 그만큼 복잡하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개통 당시 4~5만명의 동시 접속도 버티지 못한 것은 정부에서 할인 프로모션을 하거나 가장 이용률이 높은 명절 시즌마다 장애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조폐공사가 제조업 기반 기관으로 결제 인프라 기술력과 운영 경험이 부족한만큼,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시스템 문제 해결을 적극 지원해야 하며, 장애 발생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선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민간 기업은 결제 인프라, IT 역량을 갖춘 전문 조직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이 가능하나 조폐공사는 아직 인력,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진흥공단과 조폐공사가 장애 원인을 명확히 공지하고, 대응 방안과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소상공인진흥공단 관계자는 “시스템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