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은 밥에 곁들여 먹는 음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요. 때론 주식에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도 하고, 맛을 더하기도 하죠. 맛있는 반찬 하나면, 밥 한 그릇 뚝딱 비워낼 수 있기도 하고요. 냉장고에 넣어두면 든든한, 반찬이 궁금하세요? ‘요리요정 이팀장’으로 불리는 요리연구가 이정웅씨가 제철 식재료부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드는 반찬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30분이면 충분한, 요즘 반찬을 COOKING에서 만나보세요.
‘요리요정 이팀장’의 요즘 반찬 ⑳ 멸치 김치찌개

우리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 중 하나가 바로 멸치입니다. 밥반찬으로 볶아 먹기도 하고, 간식처럼 그냥 집어 먹기도 하며, 국물용으로 끓여 먹거나 조림으로도 즐기죠. 크기는 작아도, 맛이 풍부해 활용도가 무척 높습니다.
멸치는 청어목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크기에 따라 세멸·자멸·소멸·중멸·대멸 등으로 구분합니다. 보통은 잡자마자 찐 뒤 육지에서 말려 건멸치로 유통되는데, 제철에 잡은 생멸치는 조림이나 튀김으로도 즐기기도 해요. 오늘날처럼 국물용 멸치를 만들기 위해 배 위에서 찐 뒤 육지에서 말려 유통하는 방식은 일제강점기 이후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입니다. 그 이전에는 멸치를 소금에 절여 멸치젓(액젓)으로 담가 음식에 감칠맛을 내는 데 많이 활용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처럼 멸치는 오래전부터 우리 식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재료였습니다. 유럽에서는 소금과 올리브유에 절여 ‘엔초비(anchovy)'를 만드는데, 파스타·피자·샐러드에 감칠맛을 더하는 재료로 사랑받습니다.
어릴 적부터 어른들에게 ‘멸치를 먹어야 키가 큰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요, 이는 근거 없는 말이 아닙니다. 멸치엔 비타민 D와 소화흡수가 잘 되는 인산칼슘이 들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특히 좋습니다. 게다가 크기가 작아 통째로 먹기 쉽고, 내장까지 함께 섭취할 수 있어 미네랄과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EPA·DHA 등 오메가-3 지방산도 풍부해 두뇌 건강에도 도움이 되죠. 다만 퓨린 함량이 높아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이나 통풍 환자는 섭취를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은 멸치를 바삭하게 볶아 밥반찬으로 먹는 것도 좋지만, 저는 크기가 큰 멸치를 볶아 양념해 먹는 것을 특히 좋아합니다. 또 멸치로 국물을 낸 김치찌개는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서 언제 먹어도 만족스럽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자주 만드는 멸치 김치찌개 레시피도 소개해 드릴게요. 개운하고 칼칼한데다, 기름기는 없고 담백해서 해장용이나 고기를 먹은 뒤 후식으로도 잘 어울립니다.
Today`s Recipe 멸치 김치찌개

"국물용 멸치는 사용하기 전에 마른 팬에 한 번 볶아주면 비린내와 잡내를 없앨 수 있어요. 또 멸치볶음을 만들 때는 뚜껑을 덮지 않고 조리해야 비린내가 나지 않아요."
재료 준비

재료(2인용) : 국물용멸치 15마리, 김치 500g, 무 1/4개, 멸치육수 4큰술, 두부 1/2모. 대파, 청양고추
만드는 법
1.냄비에 내장을 제거한 멸치를 넣고 약불에서 살짝 볶아 비린내를 날린다.
2. 채썬 무와 김치를 넣고 물을 자작하게 부은 뒤 중불에서 10분 정도 끓인다.
3. 멸치 맛이 김치에 배고 무가 익으면 멸치육수로 간을 맞춘다.
4. 한입 크기로 썬 두부와 채썬 대파, 고추를 올려 한소끔 더 끓인다.
이정웅 cook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