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보험설계사의 모집수수료를 규제하기 위한 1200%룰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보험업계의 수수료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 제기됐다.
한국보험학회는 8일 ‘판매채널의 문제점과 과제 그리고 전망’을 주제로 한 정책세미나를 열고 판매채널 관련 수수료 문제 개선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은 황진태 대구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모집시장 구조에 대해 대면 중심의 보험영업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초회보험료 기준 비대면채널 가입 비중은 생명보험 1.3%, 손해보험 27.6%에 불과하다.
그런 가운데 황 교수는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생명보험 민원 6천586건에서 보험모집 관련 민원이 52.1%(3천431건)나 차지하는 점을 지적했다.
황 교수는 “금융당국은 보험산업의 모집수수료 구조를 불완전판매의 근원으로 인식한다”며 “보험모집종사자의 수수료 편향과 과열경쟁이 불완전판매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모집수수료 운영의 문제점으로 불완전판매를 비롯해 보험설계사의 잦은 이직 및 이탈에 따른 부당 승환계약, 과도한 선지급 등을 들었다.
황 교수는 이 같은 문제가 심화되는 원인으로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 성장 및 IFRS17 도입에 따라 보험계약마진(CSM)의 중요성이 커진 점을 지적했다.
황 교수는 “지난해 GA 보험설계사 수는 25만9천600명, 보험회사 전속은 16만5천명으로 GA가 보험회사를 앞지른 상황”이라며 “보험회사와 GA채널의 모집인 확보 경쟁으로 수수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IFRS17 제도 하에서 보험회사는 CSM 비중이 높은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신계약 유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감독규정 제4-32조는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납보험료의 1200% 한도에서 규제하고 있다. 아울러 표준해약공제액의 초년도 납입보험료 초과 시 해당 금액의 60% 이하로 수수료를 지급하도록 했다.
황 교수는 초년도 1200%룰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1200%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초년도 이후 연도에 대한 수수료 규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GA도 이를 준수할 의지가 있다면 관련 규정이 만들어져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규제 일변도의 수수료 통제는 일종의 가격통제 정책이므로 한계가 있다”며 “가능하다면 일본 등의 사례를 참고해 시장의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