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야당인 국민의힘의 한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의 한 인사가 ‘낙하산’으로서 한국관광공사 차기 사장 후보로 이미 내정됐다는 한 언론보도를 들이밀면서 사장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목된 대상은 이우종 전 경기아트센터장이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직속 K문화강국위원회 수석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인물이다. (당시 위원장은 유홍준 현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캠프 출신인 이 전 센터장은 최근 논란인 대통령실 부속실장과도 아주 막역한 사이라고 한다. 관광의 ‘관’자 경력도 없는 사람이 한국관광공사 사장 욕심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모두 내정설을 부인하고 사장 공모 절차도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하기는 했다.
이는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다. 작년 이맘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참모였던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이 한국관광공사 사장 선임 관련해 구설에 올랐었다. 그도 관광과는 관련 없는 인물로 평가됐다. 다만 실제 사장 공모에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집요한 ‘낙하산’ 공격에 그는 입장문을 내고 “사장 지원을 철회한다”는 선언까지 했었다.

이러저러한 논란이 겹치면서 한국관광공사의 사장은 2년 가까이 공석으로 있다. 2년째 사장 직무대리가 국감에 참석했다. 김장실 전 사장이 3년 임기 가운데 1년만 지낸 후인 2024년 1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면서 갑자기 중도사퇴한 이후다. 이후 공모도 여러 번 했지만 결국 낙하산 논란만 불거지면서 기관장 선임에는 실패했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최근 정권의 대표적인 ‘공신’ 우대 자리로 여겨지고 했다. 지난해에는 민주당이 ‘낙하산 인사’라며 공격했다면 올들어 6월 이후에는 국민의힘에서 공격하는 입장 변화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한국관광공사 신임 사장 공모 절차에는 대략 2~3개월이 걸린다고 하니 올해 안에 취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듯하다. 특히 낙하산 논쟁이 벌어지면 더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외래(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 목표 달성의 중요한 엔진이 삐걱거리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올해 외래 관광객 2000만 명 달성 가능성이 커지는 등 한국관광이 순항하면서 ‘사장 직무대리’가 잘 잘하고 있으니 ‘사장’은 없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말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만이 아니다. 올해 문체위 국정감사에 참석한 문체부 산하 기관(문화·관광 부문)은 모두 45개였다. 이중에서 기관장의 공석으로 ‘직무대리’가 참석한 기관은 10곳이나 됐다. (이외에 임기가 끝나지만 후임자가 없어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관장이 또 3곳이고 임기를 몇 달 남기지 않은 전 정부 출신 기관장도 여러 명이다)

물론 임명권자가 바쁘면 기관장이 바로바로 임명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의 문제다. 문체부 산하 핵심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1년 10개월째, 또 다른 핵심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1년 2개월째 공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K컬처 시장 300조 원 실현’의 핵심 기관이기도 하다. 한국관광공사 문제에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마찬가지로 한국콘텐츠진흥원 업무 공백도 간단치 않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현래 전 원장은 3년 임기 만료로 지난해 9월 퇴임했기에 당연히 후임자가 자연스럽게 임명돼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문체부의 양대 핵심인 한국관광공사·한국콘텐츠진흥원 두 직무대리의 국정감사 대응이 국희의원들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해도 이는 그들 만을 탓할 일은 아니다. 윤석열 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공동 책임이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동책임이다. 이외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의전당, 세종학당재단, 국립국어원, 국립국악원 등 주요 기관 역시 기관장 직무대리들이 참석했다.
물론 직무대리 체제라고 해서 일이 아예 안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만큼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들 대부분은 이미 윤석열 정부 때부터 공석이었다. 민주당 측에서 윤석열 전 정부 말기에 여러 기관에 ‘낙하산’이 대거 임명됐다고 주장하는 취지가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체위 국민의힘 간사이기도 한 박정하 의원은 14일 국정감사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서너달 됐고, (최휘영) 장관 취임 두 달 반인 데, 문체부는 이미 3~4년차 된 것 같다. 뭔가 느슨하고 안 돌아간다는 느낌이 든다. 어디서 그런 일이 생겼는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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