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가상자산 법인 계좌 실무 검토"
업비트 , 오는 10월 케이뱅크와 제휴 종료
빗썸 품은 KB, 요구불계좌 늘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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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가 케이뱅크와의 제휴 계약을 끝내고 오는 10월 자유계약 신분이 되면서 업비트를 잡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가상자산거래소 등과 협업해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계좌 개설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가상자산 수탁사업이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협력 방안에 관심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공개하자 가상자산 법인계좌 개설 등 실무 검토에 한층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는 올해 2분기부터 지정 기부금 단체·대학 등 비영리 법인에 이어 하반기 상장사와 전문 투자 법인에 가상자산 거래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단계적으로 허용하면서 시장 규모가 더 확대되며 금융산업 측면에서 신성장 동력의 발판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업비트와의 제휴를 추진하기 위해 업무 분장, 전략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특히 그동안 각 사업 부문에서 다른 은행들보다 높은 수준의 고객 확인(KYC) 기준을 적용해 온 점을 자체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법인 가상자산 계좌 개설에는 자금 세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상당히 엄격한 KYC가 필요한데, 누구보다 적합한 인프라를 갖춰 추가 비용이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 등 도움이 될 부분과 리스크 측면 등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다만, 업비트와의 제휴를 특정해 진행하는 상황은 아니라 구체적인 추진 내용이 정해진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협업 대상으로 특정 거래소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업비트와의 제휴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70~80%에 달한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암호화폐 거래소의 총 예치금은 10조6561억원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이 업비트와 손을 잡게 되면 가상자산 예치금과 수수료 수익은 물로 시중은행에서 고객기반이 약한 시중은행 고객기반이 약한 20~30대 고객들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빗썸과 손을 잡고 다음 달부터 제휴 은행으로 변경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0일 사전 등록 이후 요구불예금 계좌 신규 개설이 급증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10일 요구불 예금의 신규 계좌 수가 5564좌에 그쳤으나, 20~31일 2만1182좌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이달에도 3~7일 1만3452좌, 10~14일 1만1105좌 등으로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5년 동안 지속된 업비트와 케이뱅크의 제휴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업비트와의 제휴 여부에 따라 시중은행 자산규모와 실적 순위도 바뀔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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