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인가요?"…잠못드는 밤, 알고 보니 '이것' 때문

2025-06-17

밤마다 다리에 찌르는 듯한 불쾌한 감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단순 피로나 성장통으로 여기기 쉽지만 '하지불안증후군(RLS)'이라는 신경계 질환일 가능성이 높아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나 팔에 불쾌한 감각이 나타나면서 강한 움직임 충동을 보이는 만성 신경계 질환이다. 저녁이나 밤에 증상이 악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하버드 의대 정신과 존 윙켈먼 교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을 정도의 강한 움직임 충동과 불쾌한 감각이 핵심 증상"이라고 밝혔다. 환자들은 "간지럽다", "찌릿하다", "욱신거린다", "무언가 기어다니는 느낌" 등으로 증상을 호소한다. 휴식 시 증상이 심해지고 움직이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세계하지불안증후군연구회(IRLSSG)는 15일 진단 기준으로 △다리 움직임 충동 발생(불쾌한 감각 동반) △휴식 중 증상 악화 △움직임으로 증상 완화 △야간 증상 심화 △다른 질환으로 설명 불가 등 5가지를 제시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과 철분 결핍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가족력 보유자의 발병률이 높으며, 유전 요인이 전체 환자의 20%를 차지한다. 체내 철분 부족 시 증상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어 페리틴 수치 관리가 중요하다.

고위험군으로는 SSRI 계열 항우울제 복용자, 여성(남성 대비 2배 이상 유병률), 위장관 출혈 병력자, 과다 생리 여성, 빈번한 헌혈자, 임신부, 투석 환자, 채식주의자, 빈혈 환자 등이 꼽힌다. 연령대별로는 고령층 유병률이 높지만 소아에서도 발생 가능해 성장통과의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예방 및 관리 방안으로는 철분 수치 점검을 비롯해 규칙적 수면, 카페인 섭취 제한, 금연·금주, 다리 마사지·찜질·걷기, 다리 보온 등 생활습관 개선이 권장된다. 철분 수치가 낮을 경우 경구 철분제나 정맥 주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의료진은 하지불안증후군을 일시적 증상으로 간과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 신경과 전문의는 "야간 다리 이상 감각이 반복되면 신경계 질환 신호일 수 있다"며 "수면 장애뿐 아니라 집중력 저하, 무기력감 등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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