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도적인 수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카카오뱅크(323410)가 해외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23년 국내 인터넷은행 중 처음으로 해외 진출에 도전한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말 수신 잔액은 60조 4000억 원으로 지난 4분기 대비 5조 4000억 원(9.9%) 증가했다. 이용자 1200만명을 확보한 모임통장의 확대로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잔액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총 수신 잔액 중 저원가성 예금과 모임통장 비중은 각각 60.8%, 15.9%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카카오뱅크의 독보적인 수신 경쟁력을 입증했다.
탄탄한 수신을 기반으로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 전년 대비 23.6% 증가한 137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수신 규모가 확대되며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운용할 수 있는 유가증권의 규모가 커졌고, 늘어난 투자금융자산 수익이 전체적인 순익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국내에서 보여준 혁신적 리테일 금융의 강점을 해외 시장에서도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업가치제고계획에서 세 단계에 걸친 글로벌 진출 전략을 밝힌 바 있다. △낮은 리스크로 현지 시장을 탐색하고 △글로벌 파트너들과 공동 사업을 추진하면서 △앞선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주도적인 글로벌 사업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초기 글로벌 전략으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IT 플랫폼인 그랩과 손을 잡고 출범시킨 슈퍼뱅크는 공식 런칭 1년도 되지 않아 지난 1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32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빠른 성장세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와 협력을 통해 신규 금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해 태국 재무부의 최종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도 우량하고 안정적인 금융시장을 갖춘 국가로, 이번에 카카오뱅크가 가상은행 사업자에 선정되면 외환위기 이후 막혀있던 국내 금융권의 태국 진출 기회가 다시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뱅크는 현지에서 지속 가능한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 태국의 금융지주사인 SCBx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SCBx 컨소시엄에는 중국 위뱅크도 포함돼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소 20% 이상의 지분율을 갖는 주주간 계약을 통해 2대 주주 자리를 확보할 계획으로, 이 사업을 통해 회사의 강점인 상품·모바일 앱 서비스 등을 주도적으로 현지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진출 마지막 단계에서 인수합병(M&A), 신규 라이선스 취득, 솔루션 기반 서비스형뱅킹 사업 등의 방식으로 재무적인 이익을 실현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추후 진출 지역을 확대하고 국내에서 증명한 모바일 뱅킹 노하우를 해외에도 이식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사업 확장과 더불어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고객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생성형 AI를 탑재한 ‘AI 검색’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 서비스나 금융 전반에 대한 궁금증을 일상 언어로 질문하면 AI가 상세한 답을 제공하는 대화형 검색 서비스다. 이달 중에는 모든 조건을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AI가 복잡한 금융 정보를 대신 계산해서 알려주는 ‘AI 금융 계산기’를 선보인다. 향후 카카오뱅크는 AI에 최적화된 UI·UX(화면 디자인·사용자 경험)를 구현하고 관련 서비스를 지속 강화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