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발생하는 ‘급발진’ 의심 사고…‘브레이크 페달 블랙박스’ 관심 급증

2024-07-03

 해마다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차량사고가 쏟아져 나오면서 운전자들 사이로 ‘브레이크 페달 블랙박스’ 설치가 급부상하고 있다. 브레이크 페달 블랙박스는 차량 내부에 설치되면서 운전자들의 브레이크 작동 여부를 명확하게 확인·입증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급발진 입증 책임은 제조사가 아닌 운전자에게 있는 만큼, 급발진 사고 발생 시 기술적인 차량 결함 등을 입증하는데 큰 기대치를 모으면서 운전자들 사이에 브레이크 페달 블랙박스 설치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3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급발진 의심 차량 신고 건수는 △2021년 39건 △2022년 15건 △2023년 24건 △2024년 5월 3건으로 15년간 총 793건이 집계됐다. 이 가운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으로 인정된 신고 건수는 0건이다. 그만큼 운전자의 차량 결함 입증은 어렵다는 것이다.

 사례로 지난 2022년 12월 급발진 의심 사고로 인해 12세 아이(이도현)가 숨진 사고 이후 급발진 사고 입증을 제조사가 하도록 하는 제조물 책임법 일부 법률 개정안 일명 ‘도현이 법’이 청원 성립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지난 21대 국회 임기가 만료됨과 함께 법안도 폐기됐다.

 현행 제조물책임법 상 아직도 급발진 입증 책임은 차량 제조사가 아닌 운전자에게 있다. 하지만 급발진 관련 차량 증거자료의 대부분이 제조사가 가지고 있어 운전자들은 입증 자료에 대한 접근조차 어렵다. 전문 지식이 부족한 운전자들이 급발진을 입증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 정 모(45) 씨는 “9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당하는 끔찍했던 서울역 대참사를 언론을 통해 지켜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고차량이 지금 타고 다니는 차종과 똑같아서 더욱 놀랐다. 이번 차량 급발진 주장의 의문사고를 보면서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몰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언론 등을 통해 차량 운전 주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저장돼 증명할 수 있는 블랙박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빠른 시간 내에 브레이크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희망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시 덕진구 한 공업사 관계자는 “작년 11월 이후 잠잠했던 페달 브레이크 문의가 최근 하루 수건씩 들어오고 있다”며 “급발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3채널 페달 블랙박스는 30~60만 원대의 높은 가격임에도, 적외선 카메라 등으로 브레이크 사용 여부가 녹화돼 설치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고를 낸 당사자들은 대부분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는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운전자가 당황해 액셀과 브레이크를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며 “급발진이 의심되면 모든 페달에서 발을 뗀 뒤 브레이크를 여러 번 밟기보다는 두발로 한 번에 세게 밟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민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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