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가 유통업 생존 결정"

2025-11-28

내년 국내 유통 산업은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던 '가성비'의 시대를 넘어 가격 이상의 주관적 만족과 의미를 좇는 '가심비(Value for Meaning)' 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가 유통업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의 독주 속에 편의점의 성장세가 꺾이는 등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8일 상의회관에서 열린 '2026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유통 시장 트렌드와 업태별 기상도를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유통업의 본질이 단순한 상품 판매에서 '고객 데이터 기반의 미디어'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업태별 전망을 살펴보면 온라인쇼핑은 내년에도 6.4% 성장하며 거래액 290조 원을 달성해 전체 소매시장의 5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생성형 AI를 통한 '대화체 검색'과 AI가 상품을 추천하는 '발견형 쇼핑'이 소비 습관을 바꿀 핵심 트렌드로 지목됐다. 중국계 플랫폼의 공세에 맞서 국내 업체들은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버티컬 플랫폼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은 2~3%의 완만한 성장이 예상되지만 수도권 초대형 점포 쏠림 현상과 지방 점포의 침체라는 '상권 비대칭화' 속에 구조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업계는 점포를 복합타운(Town)화하고 명칭에서 '백화점'을 떼는 리브랜딩 전략과 함께 VIP 고객 사수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형마트는 올해 역성장(-0.5%)의 부진을 털고 내년에는 0.8%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 불황형 소비에 대응해 초저가 PB(자체상품)를 확대하고 타 채널이 넘볼 수 없는 '식품 초격차' 확보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오프라인 채널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기업형슈퍼마켓(SSM)은 가맹형 출점을 늘리고 신선식품과 소포장 상품을 강화해 근거리 쇼핑 수요를 지속적으로 흡수할 전망이다.

반면, 편의점 업계는 기상도가 '흐림'으로 예상됐다. 업태 태동 이래 처음으로 점포 수와 객수가 동반 순감하는 등 양적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는 식사대용품, 건강기능식품, 소용량 뷰티 상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4개월로 짧아진 상품 생애주기에 맞춰 화제성 높은 단발성 상품 출시를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제 유통업의 경쟁력은 '좋은 위치의 큰 점포'가 아니라 '데이터로 고객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읽는 능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며 "내년은 가격 경쟁을 넘어 데이터와 고객 취향에 기반한 개인화된 가치 제공이 생존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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