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에 환호? 헛다리 짚었다…6쪽 잭슨홀 연설 ‘숨은 그림’

2025-08-24

📈강남규의 머니 스토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2025년 잭슨홀 미팅(세계 중앙은행가 연찬회) 연설에 대한 뉴욕증시 첫 반응은 뜨거웠다. 다우지수는 846.24포인트(1.89%), 나스닥 지수는 396.22(1.88%) 뛰었다.

시장 참여자들이 파월의 연설에서 오는 9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단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날 파월은 “고용 시장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관세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이제 뚜렷이 드러나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누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말에서 시장은 일자리 창출이 둔화할 가능성을 주시했다. 시장의 판단과 반응은 “투표함과 같다”고 ‘증권 분석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이 말했다. 집단 지성의 평결이 내려진 셈이다.

긴 연설문 속 몇 마디

그런데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플랭클린템플턴의 수석 투자전략가 스티븐 도버는 뉴욕 장 마감 직후 투자레터에서 “시장이나 Fed와 맞서 싸우라고 권하고 싶지 않다”며 “하지만 파월의 말에 대한 시장의 첫 반응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우선 파월의 연설이 한두 문장이나 한두 단락만으로는 요약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해서다. 실제, 글자 크기 10포인트로 A4 용지 6페이지(영어 3207단어)에 이르는 긴 연설이었다. 게다가 학술논문도 아닌데 15개에 이르는 각주가 달려 있다.

그날 파월의 연설 제목도 심상찮다. ‘통화정책과 Fed 정책프레임 리뷰(Monetary Policy and the Fed’s Framework Review)’다.

연설문은 크게 세 부분이다. 첫 대목이 ‘현 경제 상황과 단기 전망(Current Economic Conditions and Near-Term Outlook)’이고, 두 번째 대목은 ‘통화정책 프레임의 진화(Evolution of Monetary Policy Framework)’다.

세 번째는 ‘수정된 컨센서스 성명의 내용들(Elements of the Revised Consensus Statement)’이다. Fed 내부자들이 대외적으로 발언할 때 쓰는 표현이 통화정책 프레임에 따라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묘사 vs 처방

8월 22일 뉴욕 주가 급등은 첫 대목 가운데 고용 시장 둔화 가능성에 대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파월 등 Fed 내부자들은 고용과 물가 가운데 고용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 통화주의자인 스티브 행키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구분을 제시한 적이 있다. 그는 “파월 등 Fed 사람들의 말엔 묘사(description)와 처방(prescription)이 뒤섞여 있다”며 “둘을 구분해내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행키 교수가 말한 묘사는 현상과 원인 등에 대한 설명이다. 처방은 묘사를 바탕으로 내린 대책이다.

실제 올해 잭슨홀 미팅에서 한 파월의 연설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성장, 관세 등 미 경제가 안고 있는 리스크에 대한 설명은 묘사에 해당한다. 묘사의 핵심은 이렇다.

그리고 파월은 원칙 하나를 밝힌다.

파월이 묘사는 했으나 처방까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처방하는 원칙을 제시한 셈이다.

그런데 투자자가 주목할 말이 눈에 띈다. ‘데이터에 대한 평가’다. 일자리 수치나 물가 상승률 등을 평가하는 데는 FOMC 멤버들이 공유하는 프레임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서인지 파월은 현재 상황을 묘사한 뒤 통화정책 프레임에 대한 재평가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연설했다. 정작 파월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상황 묘사 대목이 아니라 프레임 재평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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