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예수 탄생이라는 뜻깊은 성탄절에 아침부터 온 가족이 모여 함께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기쁠 수는 없겠죠. 탄핵과 불경기 등으로 얼룩진 우울한 연말이기도 했지만, 오늘 아기예수 탄생일을 기점으로 해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합니다. 국민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아기예수 탄생일인 크리스마스를 맞아 전주시 전동 소재 전동성당에서 아침 미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한 신도의 바람섞인 한마디다.
25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이 돌아왔다. 시민들은 가족 친지들과 함께 인근 교회와 성당 등을 찾아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해주고 있었다. 최근 탄핵 정국에 따른 어두운 사회 분위기와 달리, 시민들도 이날 만큼은 휴일다운 활기 찬 모습을 보였다. 감사하는 마음이 엿보이기까지 했다.
본보는 이 같은 시민들의 표정을 살펴보기 위해 이날 오전 9시께 전주시 태평동 소재 태평성결교회를 찾았다. 이곳에선 1부와 2부로 나눠 성탄 감사 예배가 진행되고 있었다. 성탄과 연관 지어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게끔 강은실 목사의 연설도 이어졌고, 신도들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자축했다.
이어 오전 10시 30분께 방문한 전주시 전동 소재 전동성당에서도 예수 성탄 대축일을 기념하고 있었다. 역사 깊은 전동성당에는 신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찾아온 여행객이나 성지순례자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이들은 성당 외부에 마련된 전동성당의 수호성인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동상과 함께 사진을 찍고, 성당 건물을 한 바퀴 둘러보기도 했다.
그리고, 특별한 미사가 시작되자, 아름다운 오르간 소리에 맞춰 성가를 부르는 성가대의 복장도 눈에 띄었다. 성탄절을 맞아 전동성당을 찾은 이들을 환영하듯이 모두 산타클로스 모자와 붉은색 목도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김성봉 주임 신부의 복음과 영성체 나눔에 이어 신도들 간엔 ‘성탄을 축하합니다’라는 구호를 말하면서 축일을 기념하고 있었다.
미사를 마치고 가족들과 걸어 나온 한성록(50)씨는 “우리 가족들과 함께 뜻깊은 미사로 성탄절 당일 아침을 시작할 수 있어 기쁘다”며 “모든 신도들과 시민들이 구주 오신 날을 다복하고 값진 하루로 보내는 데 더해, 연말을 보람차게 마무리하길 소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주 한옥마을 등 도심 관광지와 영화관 등에는 그동안 얼어있던 소비지수를 녹이기라도 하려는 듯이 수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모였다. 이날 날씨가 풀리면서 전주 한옥마을에는 모처럼 맞은 휴일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몰려 들었다.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에서 부터 유모차를 끌고 신혼부부, 부모님을 모시고 나온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모처럼만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도 화창한 날씨 속에 영화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한옥마을에서 만난 유승희(12)양은 “오늘은 학교도 쉬고, 학원도 안 가는 날이라 친구들과 같이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도 먹으려 한옥마을에 놀러왔다”며 “애들이랑 재밌게 놀고 추억도 많이 쌓을 수 있는 하루가 되면 좋겠다”고 활짝 웃음을 지었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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