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정도 물놀이는 괜찮잖아?”
서울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롯데월드타워 123층 시그니엘 수영장에서 ‘상탈(상의 탈의) 인증샷’을 남기고, 인도의 유명 인플루언서와 K드라마를 패러디해 최고경영자(CEO)와 비서가 썸타는 내용의 릴스(인스타그램의 짧은 영상)를 찍는다. 직원과 함께하는 댄스 챌린지, 차가운 경영자이자 퇴근 후엔 요리를 즐기는 ‘두 얼굴의 남친’ 릴스까지. 이 남자의 SNS는 늘 분주하다.
틱톡커 ‘씨이오빠(CEOppa)’로도 통하는 이 사람의 이름은 김병훈(37). 허세 가득한 인플루언서가 아니다. 국내 뷰티기업 중 몸값(기업가치)이 가장 비싼 APR의 창업자다. 11년 만에 기업가치 10조원(2025년 11월 3일 기준) 규모의 상장사로 키운 김 대표의 성공 공식은 기존 화장품 대기업들과 달랐다. 2030세대의 니즈를 예리하게 짚어냈고, 본인 자신도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젊은 감각에만 기댄 건 아니었다. 김 대표는 화장품 너머 시장을 봤다. 핵심 사업의 A부터 Z까지 장악하고, 공동 창업자가 ‘사업성 없다’며 돌아서는데도 고집스럽게 뷰티 디바이스(미용기기) 신사업을 밀어붙였다. 이 선택의 결과는 아는 대로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소비자들이 APR 기기를 쓴다. K뷰티의 시장도 화장품에서 뷰티 테크(beauty tech)로까지 확장됐다.
기술도 있고 돈도 있고, 더구나 오랜 업력과 경험까지 지닌 경쟁사들이 못하는 일을 APR이 해낸 비결은 뭘까. 자본금 5000만원으로 출발한 김 대표와 APR은 어떻게 K뷰티업계 아이돌로 성장했을까. 세계가 열광하는 K뷰티 산업을 이해하기 위한 첫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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