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속에서 펼쳐진 두산과 NC의 23일 잠실 경기가 치열한 투수전 끝에 1-1 강우 콜드 무승부로 끝났다.
전날 극적인 역전승으로 5연패를 끊은 두산과 한화 3연전 위닝 시리즈로 기세를 올린 NC는 이날 각각 외국인 에이스를 선발로 냈다. 두산 콜 어빈과 NC 로건 앨런 모두 1선발다운 공을 던졌다.
어빈은 6이닝 동안 사사구 4개를 내줬지만 피안타는 단 1개만 허용하며 무실점 피칭을 했다. 5회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벌이던 어빈은 도태훈에게 2루타를 맞으며 이날 경기 유일한 안타를 내줬다. 1사 후 2루타를 맞았지만 김한별을 2루 땅볼, 한석현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어빈은 6회 자신의 마지막 이닝도 삼자 범퇴로 막았다. 2사 후 박건우에게 던진 7구째 직구가 머리 쪽으로 향하며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1일 경기 때 어빈에게 사구를 맞았던 박건우가 머리 쪽으로 날아온 공에 발끈하고 나섰다. 순식간에 양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달려나왔다. 신경전은 오래 지나지 않아 마무리 됐고, 어빈은 박건우를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NC 로건도 밀리지 않는 투구를 했다. 7이닝 1실점으로 제 역할을 했다. 7안타를 맞았고, 2회 만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실점을 최소화했다. 5회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고 양의지에게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내준 게 옥에 티였다.
두산은 7회까지 1-0으로 앞서며 연패 후 연승을 달리나 했지만 경기 후반 들어 빗방울이 굵어지며 변수가 생겼다. 8회 2사 1루에서 등판한 김택연이 볼넷을 내줬다. 김택연은 비로 젖은 마운드 탓인지 좀처럼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공을 넣지 못했다. 김택연이 볼넷을 허용하자 두산 벤치는 바로 최지강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1점 차 리드를 지키겠다는 승부수였다. 그러나 NC 권희동이 최지강의 5구째 커터를 받아쳐 내야 가운데를 뚫어 냈다. 두산은 아웃 카운트 4개를 남기고 동점을 허용했다.
비로 어려움을 겪은 건 NC 마운드도 마찬가지였다. 전사민이 8회 올라왔지만 선두 타자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고 바로 교체됐다. 한재승이 연속 삼진으로 2아웃을 잡았지만, 후속 김기연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NC 벤치가 여기서 승부수를 던졌다. 2사 1·2루, 안타 하나가 치명적인 최대 위기, 최근 두산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오명진을 상대로 올해 신인 김태훈을 투입했다. 김태훈은 150㎞ 직구로 오명진을 땅볼로 처리하며 벤치의 기대에 화답했다. 투수 글러브를 맞고 튄 공이 2루수 박민우 쪽으로 향했다.
두산과 NC는 더이상 점수를 내지 못하고 정규이닝을 마쳤다. 최지강과 김태훈이 9회를 각각 무실점으로 막았다. 워낙 접전이라 경기를 쉽게 중단하지 못했던 심판진은 정규이닝이 끝나자 마자 경기를 중단시켰다. 30분을 더 기다렸지만 빗줄기는 오히려 더 굵어졌고, 결국 강우콜드 무승부가 선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