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시대와 교육학습부

2025-07-29

공자는 학습을 중시했다. 제자들이 “배우고(學) 때때로 익히면(習)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를 <논어>의 첫 구절로 배치한 까닭이다. 그런데 학습에 중점을 둔 공자의 관점은 실제 역사에선 교수자와 가르치기를 중시하는 관점으로 변형되었다.

그 결과 스승이 임금, 아버지와 동렬로 추켜세워졌고, 스승 중심의 위로부터 아래로의 가르치기가 올바른 근간이라고 인식됐다. 이는 근대 이후까지도 이어졌고, 교육과 학습을 국가 차원에서 관장하는 부처의 이름도 문화교육부·교육인적자원부·교육과학기술부·교육부 등처럼 교육을 주축으로 삼았다.

그런데 공자는 교육을 언급할 때면 줄곧 학습의 방향에서 접근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중 선한 이를 택하여 본받고 선하지 못한 이를 반면교사 삼아 나를 바로잡는다”와 같은 방식이었다. 그들이 나를 가르칠 수 있기에 그들을 스승으로 삼음이 아니라, 내가 그들을 통해 학습할 수 있기에 스승으로 삼는다는 관점이다. 학습자의 능동성과 학습 역량을 강조한 것이다.

공자의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21세기 디지털 문명은 초중고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평생 지속적으로 학습할 것을 요구한다. 학습을 게을리했다가는 시시각각 진보하는 디지털 문명에 대한 문해력을 갖추지 못하게 되고, 이는 삶의 질을, 나아가 국가사회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학교를 졸업한 성인에게 또 다른 학교를 계속 다니라고 할 수도 없다. 하여 스스로 학습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길이 유일한 해법일 수 있다.

물론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도 여전히 필요하다. 그렇다고 학습자 중심의 교육학습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외면할 수는 없다. ‘교수자-가르침(teaching)-지식 전수’ 기반의 기존 교육 패러다임이 ‘학습자-배우기(learning)-역량 도야’ 기반의 미래지향적 교육학습 패러다임으로 시급히 전환돼야 한다는 말이다. 평생교육도 ‘평생학습’으로 진화해야 하고, 교육부는 ‘교육학습부’로 거듭나야 한다. 현재 인선 중이라는 교육부 장관이 이러한 근원적 전환을 이뤄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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