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었지만 수익 그대로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
LA 산불 노출 피해도 변수
미국 소매업체 타깃이 실적 기대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주식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타깃이 LA 대형 산불피해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된 소매업체라는 분석도 나왔다.
16일(현지시간) 타깃은 “지난해 말 임의 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 분야에서 의미 있는 판매량 증가가 있었다”며 회계년도 4분기(2024년 11~12월, 2025년도 1월)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임의 소비재는 식료품과 같은 필수소비재와 달리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닌 재화를 말한다.
타깃은 지난해 11~12월 휴일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해 회계년도 4분기의 동일 매장 매출 전망치를 11월 전망보다 1.5% 올렸다.
이러한 호재에도 타깃 주가는 16일 장 초반 5.1%까지 떨어졌다. 타깃은 지난 13일부터 4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해 133.25달러에 이날 장을 마감했다.
매출 증대 전망에도 타깃 주가가 살아나지 못한 이유는 이번에 수정한 주당순이익(EPS) 전망이 11월 전망과 같은 1.85~2.45달러에 그쳤기 때문이다.
통상 매출이 증대되면 순이익도 증가해야 하지만 이번 타깃의 매출 증가는 대규모 프로모션을 통한 일시적 상승에 그쳐 실익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대형 은행 트루이스트의 스콧 시카렐리 분석가는 “타깃의 매출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할인과 프로모션이 수익성에 타격을 입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황산해 LS 투자증권 연구원은 “타깃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때 EPS 전망을 하향해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며 “시장이 수익성 리스크에 주목하는 가운데 유지된 수익 전망은 사업 우려를 재차 자극한다”고 밝혔다.
한편 타깃은 LA 산불 피해 지역에 많은 매장을 보유한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 10일 JP모건에 따르면 타깃은 전체 매장의 3.3%에 해당하는 66개 매장이 산불 피해 영향권에 있어, 피해 매장 수가 미국 소매업체 중 두 번째로 많다.
산불 피해 지역에서는 식료품 등 필수소비재 소비는 늘어날 수 있지만, 당장 소비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소비재 소비는 대폭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필수소비재보다 자유소비재 매출에 치중된 타깃에겐 이번 산불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