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형 선박 조선 전문기업 대한조선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80% 넘게 급등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1일 오전 9시 14분 대한조선은 공모가 5만 원 대비 85% 오른 9만 2500원에 거래됐다. 개장 직후에는 9만 7000원까지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다.
대한조선은 중형(Aframax) 및 준대형(Suezmax) 선박 설계와 건조에 특화된 조선사다. 1987년 설립된 신영조선공업을 전신으로 하며 2004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초기에는 벌크선을 주로 건조했으나 2013년부터 중대형 선박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현재는 원유 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을 넘어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선박 블록의 모든 공정을 내재화해 수익성과 공정 안정성을 동시에 잡았다. 도크에서 선박 한 척을 만들면서 남는 공간에 다음 선박 일부를 미리 건조하는 '텐덤 공법' 등 효율적인 건조 전략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이런 경쟁력은 실적으로 입증됐다. 지난해 매출 1조 746억 원, 영업이익 158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340% 급증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4.7%에 달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22.7%까지 오르며 국내 조선사 중 최고 수준을 보였다.
대한조선은 노후 선박 교체 수요와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신규 선박 발주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연구개발(R&D) 센터 설립과 친환경 신선종 기술 고도화, 생산 자동화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앞서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27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인 5만 원으로 확정했다. 이어진 일반 청약에서도 238.1대 1의 경쟁률과 약 17조 8608억 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상장 직전 전해진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이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펀드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국내 조선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대한조선은 국내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 속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주목받고 있다”며 “경쟁력과 수익성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매력까지 부각돼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