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인터넷신문]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Vienna)에서 태어난 심리학자다. 그는 가난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부터 폐렴과 구루병을 앓으며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약점은 오히려 그를 사람과 사회의 관계에 주목하게 만들었고, 결국 인간의 심리를 개인적 본능이 아닌 공동체적 삶 속에서 이해하려는 독창적인 학문적 길로 이끌었다.
프로이트와 함께 정신분석학 운동에 참여했지만, 개인의 무의식보다는 사회 속 관계와 협력에 더 큰 가치를 두며 독자적인 개인심리학(Individual Psychology)을 세웠다. 아들러는 인간을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는 사회적 존재로 보았다.
그는 이를 “사회적 관심(social interest)”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사람은 혼자서는 완전하지 않으며,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성숙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이 생각은 오늘날 치유농업과 산림치유 현장에서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아들러가 말한 사회적 관심은 단순한 이타심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과 함께 살아가며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확인하려는 본능적 성향이다. 자신만의 성공이나 우월감을 좇기보다는, 누군가와 더불어 기뻐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건강해진다.
반대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면 사람은 고립과 불안, 열등감 속에 갇히게 된다. 아들러는 “자신의 능력을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을 가장 건강한 인간으로 보았다. 그의 이론은 오늘날 숲과 농장에서 다시 살아난다. 산림치유 프로그램에서 함께 걷는 숲길, 치유농장에서 땀 흘리며 김을 매는 공동 재배 활동은 단순한 체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흙을 만지고 땅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연뿐 아니라 서로와도 연결된다. 도시에서 각자 바쁘게 살아가던 이들이 농장에서 채소를 심고, 숲에서 발걸음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아들러가 말한 사회적 관심은 자연스럽게 피어난다.
그 경험은 놀랍도록 단순하다. 그러나 그 단순함 속에 치유의 힘이 숨어 있다. 텃밭의 작은 씨앗이 자라듯, 사람들 사이의 신뢰와 유대도 서서히 자라난다. 이는 우울과 고립에 갇힌 마음을 풀어주고, 자신이 사회에 여전히 필요한 존재라는 확신을 되찾게 한다.
치유농업은 개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아들러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지역 공동체 전체의 회복력을 키우는 실천이다. 세대가 함께 농사를 짓고, 도시민과 농촌 주민이 어울려 수확을 나누는 장면은 단순한 농사일을 넘어선다. 그것은 사람을 묶어 주는 끈이며, 사회적 관심을 확장시키는 무대다. 더 나아가 자연과 인간이 하나의 공동체라는 깨달음까지 이르게 한다. 숲을 지키고 땅을 돌보는 행위는 결국 생태적 공동체에 대한 사회적 관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편리함과 경쟁 속에서 개인을 점점 고립시킨다. 그러나 농장에서 흙을 고르고 숲길을 걸으며 나누는 웃음 속에는 우리가 본래 어떤 존재였는지에 대한 답이 있다. 아들러가 강조했던 것처럼 인간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일 때 건강하다.
치유농업과 산림치유는 그 단순한 진리를 다시 일깨워 준다. 흙을 만지고 나무를 돌보는 손길 속에 서로를 향한 신뢰와 사회적 관심이 살아난다. 바로 그곳에서 인간은 치유되고 공동체는 다시 힘을 얻는다.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은 그래서 지금도 유효하다. 그것은 책 속의 이론이 아니라, 오늘날 치유농업의 현장에서 땅과 숲, 그리고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는 살아 있는 심리학이다.
참고문헌
최연우. 2025. 인간의 본능과 치유농업, 에드워드 윌슨의 생물친화가설.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5.10.10.)
최연우. 2025. 마틴 셀리그먼의 긍정심리학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5.10.2.)
최연우. 2025. 알버트 반두라의 자기효능감 이론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5.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