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위기에 빠진 국내 양봉산업을 위해서는 어떤 해법을 찾아야 할까. 한국양봉학회는 이상기상과 병충해 피해, 수입 벌꿀 증가 등으로 국내 양봉산업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이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을 찾는 장을 마련했다.
양봉학회는 지난 8월 28·29일 이틀동안 농촌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 오디토리움에서 ‘제41차 한국양봉학회 하계학술대회’를 갖고, 국내 양봉산업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양봉학 연구와 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정책과 과학의 협력’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하계학술대회에서는 꿀벌 감소 문제와 이상기상, 꿀벌응애 등 병해충 피해, 수입 벌꿀 증가와 국내 벌꿀 소비 둔화 등 양봉산업과 농가의 위기 대응을 위한 방안을 공유했다.
이날 기조 강연으로 나선 곽경택 영화감독은 ‘꿀벌, 영화의 언어로 풀어낸 공동체와 생태 이야기’란 주제를 통해 “벌은 혼자 살 수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꿀벌의 협동과 생존 방식, 벌꿀의 순환 가치, 화분매개 생태계의 연결성을 영화 서사로 풀어내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철의 경국대 교수는 ‘꿀벌의 공익적 가치 향상 기술과 양봉산업 지속성’이란 주제로 “꿀벌 및 화분매개곤충의 공익적 기능과 생태적 가치를 과학적으로 재조명하고,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외 연구 네트워크 구축,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기반 강화, 지역 연계형 정책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농촌진흥청 서효원 차장과 방혜선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 박근호 양봉협회장과 협회 임원, 이수근 한봉협회장과 협회 임원, 김용래 양봉농협 조합장, 양봉학회 전현직 임원, 농가, 교수·학생 등 200여 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최근 꿀벌 연구 동향과 최신 기술정보를 함께 공유하며, 학계와 양봉산업계 간의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총 58편의 구두 발표와 35편의 포스트 발표 등 학술 발표와 함께 초청강연 및 특별강연(스터디룸1·2호) 양봉농가 실무교육(세미나실) 등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날 개막식에서 한상미 양봉학회장은 개회사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양봉업은 양봉 연구와 현장, 정책 간의 긴밀한 연계와 신속한 협력이 절실하다”며 “양봉학회가 중심이 되어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사양관리, 시간과 노동력 절감형 디지털 육종, 그리고 고부가가치 양봉산물 소재화를 통해 우리 양봉농가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호 양봉협회장은 축사로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예방하지 못한 피해에 대한 보상 및 복구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 정책과 연구 활동 등 과학이 함께 협력하여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수근 한봉협회장은 “양봉학회가 꿀벌 질병, 집단 폐사 등으로 인한 개체수 감소 등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며 “수입꿀에 대한 대처, 우수한 품질의 국산 벌꿀 홍보 방안, 부산물을 이용한 새로운 상품개발 등 학계와 양봉 현장 연계를 통한 산학 협력을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용래 양봉농협 조합장은 고품질 벌꿀 생산과 ‘벌꿀등급제’ 의무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뒤, “양봉직불금 마련, 꿀벌 재해보험에 대한 국비, 지자체 지원금 상향과 보장 범위 확대, 항공방제, 드론방제 꿀벌 영향 평가 지도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양봉학회는 올해 ‘세계 꿀벌의 날’ 기념해 그동안 꿀벌 관련 연구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연구자들을 선정해 시상했다. 이광식 동아대학교 교수와 우순옥 국립농업과학원 연구관은 ‘우수연구자상’을, 최홍민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는 ‘우수신진연구자상’을 수상했다. 정철의 국립경국대학교 교수는 ‘꿀벌과학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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