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對中) 관세 인상안에 대한 대응으로 위안화 평가 절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가 나온 후 위안화는 최근 일주일 중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11일 로이터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인상에 따른 무역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위안화 기준 환율을 달러당 7.5 위안까지 조정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수준인 7.25 위안에서 약 3.5% 하락하는 셈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중국 지도부가 내년 통화정책과 관련해 ‘적절한 완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더 강한 통화 약세 정책을 시사한다고도 전했다.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면 중국산 수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관세로 인한 중국 제품의 경쟁력 저하를 완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중국은 트럼프 1기 당시에도 고율 관세에 통화 약세로 대응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자신이 당선된다면 중국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다만 위안화 평가절하는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블룸버그는 급격한 평가절하가 공격적인 자본 유출로 이어져 통화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성장을 저해할 위험도 있다. 실제 보도가 나온 이후 위안화는 달러당 7.2921위안으로 장중 0.5% 급락해 지난 일주일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