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길어지는 자동차 휠베이스, 실내공간 넓힌다지만 코너링 문제는?

2025-02-11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휠베이스(차량의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가 점점 길어지는 추세가 뚜렷하다.

현대 팰리세이드와 산타페, 기아 소렌토 등 국산차를 비롯해 BMW 7시리즈와 iX, 볼보 SUV, 아우디 세단과 같은 수입 차종에서도 휠베이스 증폭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적재 공간을 확보를 위해 휠베이스를 늘리는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잡았는데 이 방식이 인기를 얻으며 비(非)전기차에도 넓은 휠베이스가 적용되는 모양새다. 테슬라 모델 S, 메르세데스 벤츠 EQS 등 전기 세단에서 트렌드를 주도했다.

현대 팰리세이드의 경우 2018년 출시된 1세대 모델의 휠베이스는 2,900mm였지만,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2,970mm의 휠베이스를 적용해 실내 활용성을 강화했다. 산타페는 2023년 5세대 모델 휠베이스를 2,815mm로 늘려 이전 세대(2,765mm) 대비 50mm 넓혔다.

BMW iX는 휠베이스가 3,000mm로 기존 내연기관 X5(2,975mm)대비 길어졌으며, 볼보 S90의 경우 중국 시장을 겨냥한 롱휠베이스 모델을 출시해 3,061mm의 휠베이스로 기존 모델 대비 120mm를 늘렸다. 아우디는 A8과 Q8 e-tron에서 각각 130mm, 70mm 휠베이스를 늘렸다.

넓은 실내공간에 초점 맞췄지만 단점도 명확, 보완책은?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비 엔진룸 공간이 줄어들면서 휠베이스를 확장하기 쉬운 구조적 장점을 가진다. 휠베이스가 넓으면 2열과 3열 공간이 여유로워지고, 레그룸이 확장돼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휠베이스가 길수록 차량 무게 중심이 앞뒤로 배분되며, 고속 주행 시 직진 안정성이 증가한다는 장점도 있다.

단점도 있다. 휠베이스가 길어지면 그만큼 차체 핸들링이 어려워지며 코너링 시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 즉, 좁은 도심 주행에서는 효율이 다소 떨어진다. 또한 차체가 길어지면 중간 부분의 강성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이에 더해 과속방지턱에서 충격을 더 강하게 받을 수 있다는 부분 또한 보완해야 할 사항이다.

현대차그룹은 고강도 강판과 첨단 소재를 활용해 차체의 강성을 높이면서도 무게를 줄이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휠베이스 증가로 인한 무게 증가와 강성 저하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주행 보조 기술을 적용해 핸들링 성능을 강화하며 좁은 도심에서 유턴을 할 때 운전자의 불편감을 최소화 하는 방침을 취하고 있다.

BMW와 볼보는 긴 휠베이스로 인한 기동성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후륜 조향 시스템(Integral Active Steering)을 도입하고 있다. 저속 주행 시 후륜을 전륜과 반대 방향으로 조향해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 주행 시에는 같은 방향으로 조향해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자율주행, 전기차 시대로 갈 수록 휠베이스 확장 경향 뚜렷

휠베이스 확장은 미래차에 더 뚜렷한 특징이 될 전망이다. 엔진룸이 필요 없는 전기차는 휠베이스를 최대한 늘려 실내 공간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하면 내부 공간을 '거실'처럼 활용하는 트렌드가 자리잡으며 넓은 휠베이스로 내부 공간을 늘리기 위한 제조사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넓은 실내 공간을 찾고 있는데, 이는 경차와 세단 판매가 줄어드는 경향에서 흐름을 확실히 알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데에 더해 친환경차 세제 혜택이 휠베이스 대비 항속거리 기준으로 측정되는 정부 방침 또한 제조사들이 휠베이스를 넓히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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