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보전, 글로벌 압력 속 새로운 위협은?

2025-08-16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남극 환경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국제적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주 애들레이드대학교와 퀸즐랜드공과대학교(QUT) 연구진이 주도해 학술지 네이처 에콜로지&이볼루션(Nature Ecology & Evolution)에 발표한 ‘남극 환경 미래 확보(SAEF)’ 보고서는, 향후 10년간 남극 보전 노력을 위협할 10가지 신흥 위험 요인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는 40개국 131명의 과학자와 정책·보존 전문가가 참여했다.

보고서는 ▲강설·강우 증가 등 극단적 강수 현상 ▲남극 조약 당사국 간 협력 약화 ▲지역 군사화 가능성 등을 주요 위협으로 지목했다. 또 빙산 수확, 농업 확장 등 당장은 투기적이지만 장기적으로 우려스러운 가능성도 언급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팬데믹, 지정학적 갈등 등 ‘글로벌 혼란’이 남극 보전에 별도의 위협 범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요인들이 과학 협력, 환경 모니터링, 외교적 참여를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이끈 재커리 카터(Adelaide·QUT) 박사는 “지속적인 환경 및 지정학적 압력이 남극 보전 문제를 재편하고 있다”며 “새로운 위협 중 상당수는 지역 외부에서 발생해 남극 조약 시스템의 관할권 밖에 있다는 점에서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거버넌스 체제는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외부 압력을 다루지 못할 경우 남극 보전은 사후 대응에 머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2년 처음 발표된 ‘남극 보전 지평선 스캔’을 대체하는 시의적절한 재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고서는 남극이 단순히 외딴 지역이 아니라 지구 기후 시스템과 해양 순환, 전 세계 생물다양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조약 체제를 강화해 국제적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터 박사는 “남극에서 일어나는 일은 결코 남극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닥치기 전에 국제 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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