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도 큰 효과 없는데…중금리·소상공인 전문은행 실효성 논란

2025-05-14

6·3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 취약 계층이나 서민을 위한 전문은행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포용금융 확대가 설립 취지였던 인터넷은행들도 결국 안전한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매달리면서 이자 장사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취약 계층 대상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을, 김 후보는 서민·소상공인 전문 국책은행 설립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특화 은행 설립이 실질적인 서민·자영업 대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당초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취지로 설립된 인터넷은행들도 기존 은행과 크게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카카오·케이·토스뱅크) 3사가 올 3월 신규로 취급한 일반 신용대출의 코리아크레딧뷰로(KCB)상 신용점수 평균은 899.7점이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841.3점이었던 3사의 평균 신용점수는 올 1월 927.7점으로 급등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월 신용점수 평균 924.3점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후 2월 903.3점, 3월 899.7점으로 하락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신용점수 900점 이상은 일반적으로 고신용자로 분류된다.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보다는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이자 장사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2021년 말 33조 4828억 원에서 지난해 말 69조 5385억 원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해 총 3조 7392억 원 규모의 민간 중금리대출을 공급하면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지만 서민 대출보다는 주담대를 통한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예대금리 차 역시 시중은행을 웃돈다. 올 3월 기준 3사의 평균 예대금리 차는 2.04%포인트로 4대 시중은행의 1.51%포인트보다 높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고신용자 대출을 늘리고 주담대를 확대하면서 설립 취지가 퇴색되는 면이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라는 현실적인 측면도 있는데 대선 후보들이 내세운 새로운 은행들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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