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광일 부회장이 다수의 슈퍼카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공개된 김 부회장 차량 목록은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선 초고가의 슈퍼카 컬렉션으로 홈플러스 사태로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와 직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유영하 의원(국민의힘)은 김광일 부회장이 보유한 슈퍼카 사진을 공개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유 의원은 “이 차량이 김 부회장의 자택 주차장에 있는 것이 맞느냐”고 추궁했고, 김 부회장은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페라리 296 GTB(약 4억원), 페라리 812 컴페티치오네(약 6억원), 페라리 푸로산게(약 5억원) 등 고가 스포츠카 3대가 김 부회장의 자택 주차장에 주차된 모습이 담겼다.
유 의원은 추가적으로 “총 27대가 더 있다”며 “이 차량들이 성수동 포레스트 아파트와 하남에 건설 중인 전용 주차장에 보관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부회장은 10여대 수준이며 차량들의 등록 명의가 캐피털(할부금융사)이라고 해명했지만, 유 의원은 “이 차량들이 단순한 개인 소유인지, 아니면 다른 용도로 활용된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핵심은 홈플러스 경영난과 대조된다는 점에서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지속적으로 점포를 매각하고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홈플러스는 경쟁력 약화로 매출 부진을 겪고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협력업체들의 대금 지급이 지연되고, 직원들은 고용 불안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김 부회장의 슈퍼카 논란이 불거지며 여론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직원들은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을 걱정하는데, 경영진은 수십억 원대 슈퍼카를 굴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노했다.
정치권에서도 “기업이 어려울 때 책임을 져야 할 경영진이 도덕적 해이를 보이고 있다”며 MBK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