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농산물 시장 완전개방" 韓 "추가 개방 없다"…누가 맞나

2025-07-31

한국과 미국이 무역 합의에 도달했지만, 세부 사항을 놓고 양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농산물 시장 개방 여부와 한국의 연간 국가 예산을 뛰어넘는 대미 투자금의 수익 배분 문제에서 서로 다른 설명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한·미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며 트루스소셜에 “한국이 미국산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에 대해 시장을 완전히 개방(completely OPEN)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쌀과 소고기를 포함한 농축산물 시장은 추가로 개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쌀과 소고기는 예외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다른 이유에 대해 “정치 지도자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범 실장은 “미국과 협의 과정에서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나라 농업 분야는 이미 99.7% 개방되어 있고, 나머지 0.3%에 해당하는 약 10개 품목만 유보되어 있어 통상이나 다른 부처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농산물에 대한 검역 절차 완화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부총리는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 앞으로 검역 절차 개선과 자동차 안전 기준의 상호 인정 등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 협상단에 과채류 검역 절차에 대해 직접 문의하며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후속 협상에 따라 감자, 복숭아, 사과, 그리고 유전자변형작물(LMO) 감자 등의 농산물 수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사과, 블루베리 등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시장은 개방되어 있지만, ‘외국산 농산물 수입위험분석 절차’(IRA)라 불리는 8단계의 검역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감자는 8단계 중 6단계, 천도복숭아(넥타린)는 5단계, 사과는 2단계에 있다. 식품용 LMO 감자의 경우, 지난 3월 농촌진흥청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검사만 남은 상태다.

통상 관계자는 “절차를 완화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해진 절차 내에서 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취지”라며 “특정 품목에 대해 협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도 “현재 검역 절차가 진행 중인 미국산 품목은 15개이며 미국의 우선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법적으로 정해진 검역 절차 자체를 축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해 절차의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검역 절차 완화에 선을 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보인 만큼 농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사과연합회와 과수농협연합회 등은 이날 “정부가 통상 압력에 굴복해 검역 주권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산 사과 수입에 반대하는 국민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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