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종식과 ‘정의로운 통합’

2025-07-23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곳으로 돌아간다는 오래된 격언이, 이번 일을 통해 다시 한번 그 진실을 입증했다.

지난 10일 새벽,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차 발부됐다. 올해 1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구속됐다가 3월 석방된 이후 넉 달 만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조은석 특검팀이 제기한 ‘측근에 대한 진술 회유와 압박, 비화폰 삭제 지시 등 증거인멸 시도, 직권남용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조은석 특검은 임명 6일 만에 수사에 착수했다. 김용현, 노상원 등의 구속을 연장하며 내란 피의자들의 증거인멸을 차단했고, 수사 개시 22일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이끌어냈다.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던 순간부터,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던 순간부터, 그리고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킨 그 순간부터, 구속은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래서 단 한순간도 그 여부를 의심하지 않았다.

뒤늦게라도 제자리를 찾게 되어 다행이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내란을 주도하고, 그 우두머리가 구치소에서 풀려난 뒤 4개월 동안 거리에서 활보했던 이 비상식적이고 ‘부정(不正)’한 현실이 최근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마음 한편이 여전히 쓰리고 참담하다.

같은 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약 2년 만에 보직에 복귀했다. 이는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팀이 전날인 9일, 박 전 단장의 항소를 취하하면서 무죄가 확정된 데 따른 조치다. 뒤늦게나마 정의가 제자리를 찾은 셈이다. 또한 이명현 특검은 진실 규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채 해병 사건의 이첩 보류를 지시하기 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며 사건의 실체를 하나씩 드러내고 있다.

방향은 이제야 바른 곳을 향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내란의 수괴가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겨우 구속됐을 뿐이고, 정의를 외쳤던 피해자 한 사람의 명예가 일부 회복됐을 뿐이다. 이제는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 군사 도발을 유도한 외환 혐의의 실체도 밝혀야 하고, 불법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정당 지도부의 역할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2년 전 순직한 남원 출신 채 해병의 억울한 죽음 역시 끝까지 진실을 추적해야 한다. 혐의의 중심에 선 윤석열, 김건희에 대한 소환 조사도 더는 미뤄선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한 달을 맞은 기자회견에서 ‘정의로운 통합’을 언급했다. 이를 위한 출발점은 분명하다. 그 전제는 내란의 완전한 종식이다.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한 내란 세력에 대한 사법적 정의가 실현돼야, 비로소 이 땅의 분열을 멈출 수 있다. 윤석열 정권이 자행한 권력 남용의 위법성과 위헌성은 철저히 규명돼야 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자 처벌도 엄정히 이루어져야 한다. 내란이 끝나고, 국민주권에 기반한 정부가 정의로운 미래를 펼쳐나가길 기대한다. 그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내란 종식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박희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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