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6번째 등판에서 감격 첫 승리투’ 두산 최원준 “힘든 시간 이겨낼 수 있게 한 버팀목은 의지 형, 고마워요”

2025-07-05

5일 잠실 두산-KT전의 주인공은 두산 투수 최원준이었다. 최원준은 이날 6이닝 동안 5안타, 4사구 4개(2삼진) 1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팀이 5-1로 리드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최원준은 두산의 6-2 승리가 확정되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16번째 등판에서 따낸 첫 승리(6패)였다.

최원준의 승리가 확정되자, 잠실구장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관중석에서는 “최원준”을 연호하는 함성이 이어졌다. 연이은 인터뷰 사이마다 동료들이 정체 모를 음료와 크림이 뒤섞인 물 세례를 퍼부으며 축하해줬다.

흠뻑 젖은 최원준은 “(동료들이) 오늘만 기다린 거 같네요”라며 기분 좋게 웃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시즌 첫 승리를 따낸 최원준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최원준은 “1승이 이렇게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많이 느꼈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 이렇게 첫 승리가 가능했다”고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2017년 두산의 1차 지명 투수인 최원준은 주력 투수 자원이다. 2020시즌과 2021시즌에는 연속으로 두자리 승리를 따낸 경험도 있다. 그러나 올해는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도 침체된 팀 분위기와 맞물려 좀처럼 승리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여기에 불운까지 겹쳤다. 최원준은 지난달 24일 잠실 SSG전 선발 등판애서는 3회초 오른손 중지 피부가 벗겨지는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이날 복귀전에서 기다렸던 승리를 따냈다. “부상을 당했을 때는 ‘하늘도 무심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2군에 내려가서는 좋은 생각,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어린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초심을 돌아볼 수 있었다. 1군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며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이날 1군에 복귀한 최원준은 경기 초반 고비를 잘 넘겼다. 1회초 선두 김민혁에게 안타를 맞고 2번 장진혁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에 몰렸다. 중심타자인 안현민과 멜 로하스 주니어를 상대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채웠지만, 허경민을 사구로 내보내 만루가 됐다. 최원준은 후속 문상철을 좌익수 뜬 공으로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실점은 없었지만 1회에만 31개의 공을 던졌다.

이후 경기를 잘 풀어간 최원준은 5회 다시 고비와 마주했다. 안타와 볼넷으로 허용한 2사 1·2루 득점권 에서 안현민에게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계속된 2사 만루에서는 허경민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다.

두산 타선도 모처럼 집중력을 보여줬다. 0-1로 뒤진 5회말 무사 만루에서 추재현의 역전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우익수 안현민의 실책까지 더해져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이어 정수빈의 우전 적시타, 제이크 케이브의 3루타를 더해 2점을 더 도망갔다. 케이브는 7회 1타점 쐐기 적시타도 뽑았다.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도 “오늘은 선발 최원준의 날이다. 그동안 몇 차례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늘 팀을 위해 박수를 쳐주던 선수였다. 그런 최원준의 승리를 위해 동료들이 똘똘 뭉친 하루였다”고 최원준의 승리에 박수를 보냈다.

최원준은 6회 안타를 하나 내줬지만 실점없이 막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포수 양의지와 포옹하며 웃는 모습도 연출했다. 최원준은 “사실 의지 형이 5회에 점수가 나니까 나보다 더 좋아했다. 저는 티를 내지 않고 더 집중하려고 했는데, 마지막 이닝이라서 의지 형에게 고맙다는 표시를 그렇게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 초반 위기에 대해서는 “1회를 마친 뒤 의지 형이 6, 7회까지 생각하지 말고 ‘한 타자, 공 하나에 집중해서 던지자’고 했다. 의지 형과 ABS존 공략도 이야기하면서 마운드에 올랐는데 그게 좋았다”고 했다.

최원준은 “사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누구보다 아내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티 내지 않으면서 좋은 말도 많이 해줘 (위기를)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아내를 먼저 떠올리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리고 선배 양의지도 다시 언급했다. 최원준은 “누구보다 의지 형은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준 버팀목이었다. 조금 좋지 않을 때는 데리고 나가서 맛있는 것도 사주면서 대화도 많이 했다. 의지 형이 없었다면 이 시간을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고 특별히 고마워했다.

이제 시즌 절반이 지났다. 첫 승을 따낸 최원준의 2025시즌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최원준은 “드디어 연패에서 탈출했다. 후반기에는 뒤에 투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던질 수 있게 좋은 투구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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