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하다가 아무도 모르게 도망치고 싶었죠. 잡무도 많고, 대우도 기대보다 낮아요"
신규 치과위생사의 상당수가 배움과 현실 간 괴리로 크게 혼란을 느끼고 있어 우려된다. 대전보건대·호원대 치위생학과 연구팀이 신규 치과위생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한국치위생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신규 치과위생사의 현실충격에 영향 요인'라는 제하의 논문을 통해 발표됐다.
'현실충격'이란 학교에서의 배움과 임상 현장에의 괴리·불일치로 인한 가치의 혼란을 말한다. 현실충격이 높을수록 직무 몰입도와 사기가 저하되며 직무 불만족이 초래돼 결국 이직과 퇴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연구에서는 2024년 2~4월 전라·경기·충청·경상지역 치과병·의원에 재직 중인 1년 미만 신규 치과위생사 180명을 무작위로 선정한 후, 현실충격 정도를 알 수 있는 문항들로 구성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각 문항은 5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현실충격이 큰 것으로 판단헸다.
조사 결과, 신규 치과위생사의 '현실충격' 정도가 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항 별로는 '일하다 아무도 모르게 도망치고 싶었다'(3.69점)가 가장 높았다. 이어 '치과위생사의 역할이 전문적이라고 하기에는 잡무가 많다'(3.65점), '임상 현장 내 치과위생사의 지위가 입사 전 기대보다 상대적으로 낮다'(3.36점) 순으로 많은 공감을 얻었다.
그 밖에 '환자를 사람이 아닌 업무의 일부로 본다'(3.33점), '선배 치과위생사에게 혼날까봐 두렵다'(3.29점), '동료 치과위생사의 잔여 업무로 피해 볼까 두렵다'(3.29점) 등도 높았다. 특히 이 같은 현실충격은 월급이 200만 원 미만인 치과위생사에서 더 높았다.
이처럼 신규 치과위생사가 경험하는 현실충격은 다양하므로 조직의 상황에 맞는 중재 전략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신규 치과위생사의 현실충격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프리셉터 제도 도입 ▲교육 프로그램 운영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제시했다. 특히 단순한 지식 전달 프로그램이 아닌, 사회적지지(한 개인이 대인관계로부터 획득할 수 있는 모든 긍정적 자원)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치과위생사 직무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통한 근무 환경이 개선된다면, 신규 치과위생사의 현실충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문적 치과위생사로 성장하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