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공든탑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첫해부터 혼란…"과목 선택 컨설팅에 600만원"

2025-04-02

학교 현장, 다양한 과목 개설·출결 문제 등 준비 부족 비판

교원 97.6%, 업무부담 크게 늘어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고등학교부터 본인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듣는 '고교학점제'가 학교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교학점제는 전 정부에서 시작해 7년간 준비 과정을 거쳤지만, 제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과목 개설' '출결 문제' 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를 혼란에 빠뜨린 고교학점제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교학점제는 획일적인 교육을 통해서는 학생의 학습 동기와 흥미를 유발하기 어렵다는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2020년 첫 도입 계획을 밝혔다.

기존 교육 과정에서는 학생이 성취한 등급에 상관없이 과목을 이수할 수 있었지만,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학생이 목표한 성취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과목 이수가 인정된다. 맞춤형 교육을 통해 '잠자는 교실'을 깨울 수 있다는 취지도 있었다.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따른 수업 진행을 위해서는 학교에 다양한 과목이 개설돼야 한다. 고교학점제 추진 과정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전 정부부터 마이스터고에 고교학점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등 과정을 거쳐 올해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첫해인 올해부터 학교 현장 교원들은 '출결 처리'부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교조가 교사 173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9일~25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7.6%가 '업무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답했다.

학교 출결 업무 어플리케이션 업체가 '고교학점제로 바뀐 출결관리를 간편하게' '교사는 가르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광고를 내걸었고, 학교는 별도의 예산을 들여 외부 업체와 계약을 맺는 일도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방식도 변경돼 교사들의 부담도 크게 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점에 무관하게 요구되는 일률적인 과목별 입력량, 교과학습발달사항 학기별 마감에 교사들이 부담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은 늘었지만, 오히려 교원 정원은 축소되면서 '다교과·다학년'을 맡는 상황이 늘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교육부는 현실과 거리감이 큰 정책만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최소성취수준보장제 운영, 선택 과목 확대에 따른 학생들의 혼란과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이 크다"며 "대입 제도와의 엇박자로 인한 파행적 운영 등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고교학점제와 입시제도를 연결한 사교육 시스템도 등장했다. 내신 등급 폭이 5등급으로 줄어드는 만큼 일반고보다 특목고가 유리하다는 취지의 대입 설명회도 학원가에서 진행 중이다.

이강훈 전교조 인천지부 정책실장은 "현재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지 못한 속에서 만족할 만한 상담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치동의 한 학원은 1년에 600만 원이 넘고, 한 달에 40만 원씩 1년 계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wideop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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