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역대 통산 최다 762홈런 기록 보유자인 배리 본즈(61)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
본즈는 지난 7일 팟캐스트 ‘올 더 스모크’에 출연해 자신이 뛰던 메이저리그 시대상 떠올리며 “오타니가 예전이었으면 지금 같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본즈는 오타니에 대해 “던지는 것도, 치는 것도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다. 거기다 뛰는 것까지 훌륭하다. 완벽한 선수고, 위대한 선수다. 지금까지 엄청난 일을 해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야구가 변했다. 내가 선수로 뛰던 시절과 완전 다른 경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본즈는 “만약 오타니가 내가 뛰던 시절의 선수였다면 (하루에) 홈런 2개는 못 쳤을 것이다. 그 전에 머리 쪽으로 위협구가 날아온다. 여러 번 도루를 할 수도 없다. 그 전에 누군가 무릎을 노렸을 것이다. 예전 야구는 그랬다. 누구든 상관하지 않았다”며 과거와 지금 야구의 분위기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본즈가 현역으로 뛴 1986~2007년 메이저리그는 거칠었다. 단순한 승부 이상으로 선수들 사이에 기싸움이 치열했고, 뭔가 거슬린다 싶으면 상대를 위협하는 플레이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비해 지금 야구는 분위기가 유하다. 요즘 타자들이 마음껏 하는 배트 플립도 예전이었으면 빈볼을 피할 수 없는 비매너 행위. 2010년대 후반까지도 불문율로 여겨졌다.
본즈는 “오늘날 선수들이 과거 선수들보다 더 좋은 타격 성적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홈런을 치면 배트 플립을 하며 감정 표현을 하고 축하한다. 내가 뛰던 시절에 그랬으면 보복을 당해 그날은 더 이상 타석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 병원에 갔을 것이다”며 “과거의 난 홈런을 친 다음 타석에 늘 공에 맞을 위험을 생각하며 들어갔다. 몸을 보호하기 위해 (크게 치려 하지 않고) 컨택으로 대응해야 했다. 지금 선수들은 그저 열심히 치는 데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54홈런-59도루로 전 세계 야구 역사상 최초 50-50 대기록을 세웠다. 오타니의 능력도 대단했지만 상대 팀에서 승부를 피하지 않고 들어갔기 때문에 가능한 대기록이었다. 1996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절 42홈런-40도루로 40-40 클럽에 가입했던 본즈는 과거 야구였다면 오타니의 50-50도 불가능했을 것으로 봤다.
나름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야구팬들은 본즈의 발언에 어이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본즈 발언과 관련한 기사나 SNS 게시물 댓글에는 “오늘날 투수들은 역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지고 있다”며 지금 타자들이 과거보다 더 어려운 환경이라는 반박이 나왔다. “본즈는 약물 전성기에 뛰었다”며 금지 약물인 줄 모르고 복용했다고 인정한 본즈의 흑역사를 들추기도 했다.
하지만 본즈가 오타니의 재능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올해부터 투타겸업에 복귀할 오타니에 대해 본즈는 “계속 타자만 했으면 좋겠다. 그의 타격 재능은 차원이 다르다. 투수까지 하면 피로가 걱정이다. 가끔 불펜으로 나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지명타자를 하면서 불펜으로 1~2이닝 던지면 압도적인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 선발투수로도 대단하지만 계속 그렇게 던지는 건 부담이 너무 크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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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