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기고] 믿고 처방해야 할 'K-바이오시밀러'

2025-08-17

기고 홍승재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생물학적 제제와 치료 효과 동일

의료비 절감하고 접근성도 높여

‘이 약, 진짜 믿고 써도 될까요?’ 생물학적 제제의 대체 약품으로 등장한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를 두고 여전히 의사들과 환자 사이엔 이런 질문이 오간다. 효과는 오리지널 약과 유사하지만, 가격은 더 저렴하다는 이점이 알려졌음에도 여전히 ‘복제약’이라는 인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바이오시밀러는 기존에 허가된 생물학적 제제(오리지널 약)와 기능·구조가 거의 동일한 의약품이다. 단, 화학 합성으로 만든 일반 복제약(제네릭)과는 다르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 있는 세포로 만든 복잡한 단백질 약물이기 때문에 100% 동일한 복제가 불가능하다. 대신 수십 가지 품질 항목을 첨단 분석 기술로 비교하고, 임상시험까지 진행해 의미 있는 차이가 없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이 과정은 신약 개발과 맞먹는 수준의 연구와 검증을 요구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주요 규제기관들은 바이오시밀러의 품질·효과·안전성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절차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를 대체하면서도 치료 효과는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덕분에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골다공증, 암성 골 질환 등 만성질환에서 더욱 중요하다.

유럽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일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휴미라·레미케이드 등 오리지널 약이 60~90%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된 K-바이오시밀러 ‘스토보클로’는 바이오시밀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스토보클로는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대웅제약이 공동 판매 중인 데노수맙 바이오시밀러다. 데노수맙은 골다공증과 암성 골 질환 치료에 쓰이는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다. 오리지널 대비 약 13% 저렴한 스토보클로는 동일한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아 미국·유럽·호주 등 주요 국가의 규제기관 허가를 획득해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국내 유통과 학술 지원을 통해 의료진이 스토보클로를 더욱 신뢰하고 처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의료비 절감과 치료 접근성 확대라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의 동반자다. 의료진의 신뢰와 적극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치료 옵션으로서 바이오시밀러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가 만든 과학’을 우리가 먼저 믿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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