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왜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테일러메이드의 최신 드라이버 Qi35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매킬로이는 지난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을 앞두고 2023년 말부터 사용하며 3승을 거둔 Qi10 드라이버 대신 신제품인 Qi35를 골프백에 넣었다고 밝혀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몇 년간 써본 드라이버 중 최고”라며 극찬한 Qi10 모델로 지난해 2승과 올해 AT&T 페블비치 프로암까지 3승을 올렸기에 매킬로이의 선택은 너무 과감한 변화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주 마스터스에서 그의 백에는 전작인 Qi10이 다시 꽂혀 있었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신제품보다 “고장나지 않았다면 굳이 고칠 필요는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믿는 옛 장비로 돌아간 결정이었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42야드를 날려 전체 평균보다 42야드나 멀리 보냈고, 연장전에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보다 약 50야드 더 멀리 쳐 유리한 세컨샷 기회를 만들어 결정적인 승인으로 삼았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나흘 동안 티샷 평균비거리 329야드, 티샷 이득타수(SG) +2.6(PGA투어 상위 5% 수준), 라운드당 어프로치샷 이득타수 +2.3(전체 1위)을 기록해 ‘멀리 똑바로’ 치는 드라이버 덕을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Qi35를 쓴 지난달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는 그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나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325야드로 비슷했지만 3라운드에서 페어웨이 안착률 42.8%(6/14)로 극히 저조했다. 나흘중 이틀이나 티샷 SG에서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한 매킬로이는 “드라이버에서 스트로크를 잃은 건 오랜만이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매킬로이는 Qi10 드라이버로 돌아갔고 이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연속 우승하는 결과를 냈다.
테일러메이드로서는 브랜드의 간판선수인 매킬로이가 신제품을 들고 우승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어떤 모델이든 자사 제품으로 마스터스를 제패했다는 사실이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올시즌 5개 대회에 출전해 Qi10으로 메이저 1승, 시그니처 대회 2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당분간 새 드라이버는 쳐다보지 않을 것 같다.
참고로 Qi10 드라이버는 스텔스 시리즈에 이어 지난해초 대중에 공개된 제품으로 직진성과 관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관성모먼트 10K(10,000)를 자랑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올해 성능을 더욱 향상시켜 나온 Qi35 드라이버에서 숫자 35는 관용성이 3.5K라는 의미는 아니고 모양, 기능, 최적화의 3가지 장점에 5개 헤드를 갖췄다고 상징적으로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