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협상, 뜨거운 경쟁...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025-03-11

11일(현지시간) 아침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는 추웠다.

TPC 소그래스의 연습장에서 만난 2017년 챔피언 김시우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컨디션은 좋은 데 날씨가 너무 춥네요”라고 말했다. 해가 중천에 뜬 후 따뜻해졌지만 미디어센터엔 찬바람이 가시지 않았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연례 인터뷰에서 “팬을 중심에 두겠다”며 “드론 추적 기술 등을 발전시키고, 베팅 프로그램을 늘리며 경기 속도를 빠르게 하겠다. 거리 측정기 사용도 테스트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PIF(사우디 국부펀드)와의 골프 통합 관련해서 모나한은 “밀물과 썰물이 있으며 (현재는 썰물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골프 게임과 PGA 투어의 본질을 타협하는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타협할 수 없는 본질’이 뭔가 등 통합 관련 10여 개의 질문이 나왔지만 모나한은 피해 갔다.

이런 식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 등) 얼마 전까진 다들 뭔가 될 거라 생각했다. 지금은 안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나?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이다. 우리는 더 강해졌고, 앞으로 나아갈수록 더욱더 강해질 것이다.”

동문서답형 답변이 많아지자 “내년에 우리가 다시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도 나왔다. 모나한이 내년에도 PGA 투어의 수장으로 남아 있을 수 있냐는 질문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13일(한국시간) TPC 소그래스(7천352야드)에서 열린다. 사우디 오일 머니로 만든 LIV 골프에 대항해 PGA 투어가 상금 2500만 달러를 걸고 만든 대회다. 4대 메이저 대회보다 상금이 많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로 LIV 골프 개인전 우승 상금(400만 달러) 보다 많다.

선수들의 경쟁은 뜨겁다. 세계 랭킹 50위 이내 선수 중에선 LIV 골프의 티럴해튼과 브라이슨 디섐보를 제외한 48명이 출전한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는 대회 최초의 3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안병훈은 여유가 있었다. 대회를 앞두고 PGA 투어가 요청한 골프 스킬 챌린지에서 타이거 우즈가 나이키 광고에서 선보였던, 웨지로 볼을 튀기다 공을 쳐 내는 묘기를 선보였다. 처음 너댓번은 공을 치지 못했고 “편집하면 안 되느냐”고 농담도 했지만 결국 멋지게 하늘로 날려버렸다.

지난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톱10에 든 안병훈은 “최근 퍼트 코치를 스티브 스위니로 바꾼 후 아주 만족스럽다. 최경주와 김시우 등 한국 선수들이 우승한 이 대회 챔피언이 되면 영광이겠다”고 말했다.

임성재도 표정이 밝다. 지난주 어려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후반 9홀에서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페덱스 랭킹 16위에, 세계 랭킹 22위로 각종 기록도 괜찮다.

나머지 선수들은 조급하다. 김시우는 아직 마스터스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세계 랭킹 68위인 김시우는 랭킹 포인트가 많이 걸린 이 대회에서 점수를 따야 한다. 김주형은 볼 스피드와 경기 스피드를 늘리느라 무뎌진 쇼트 게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경훈은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9위) 이후 겪고 있는 퍼트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폰테베드라비치=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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