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간편함’에 열광”…합리적 소비가 이끈 시장 변화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발길이 제과점 대신 냉동 생지와 양산빵으로 향하고 있다.
집에서 간단히 구워 먹는 ‘홈베이킹 생지’와 마트·편의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대량 생산 빵이 가격 부담을 줄이면서도 맛과 품질을 동시에 잡으며 새로운 대체재로 떠오른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입소문까지 더해지면서 관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냉동 생지, 홈베이킹의 대중화 견인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냉동 생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했다. 1분기 증가율(66%)보다도 가파른 성장세다.

냉동 생지는 발효와 성형을 마친 반죽을 급속 냉동한 제품으로, 해동 후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넣기만 하면 된다.
갓 구운 빵 특유의 풍미를 즐길 수 있어 홈베이킹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가격 경쟁력도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주요 요인이다. 시중 제과점에서 4000~5000원에 판매되는 소금빵을 냉동 생지로 구매하면 1500~2000원대에 즐길 수 있다.
제조와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건비·매장 운영비 등이 빠지면서 절반 가격에 제공되는 셈이다.
SNS에서는 ‘냉동 생지 레시피’ 콘텐츠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 주도형 홍보는 시장 확대의 또 다른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업계는 냉동 생지 시장이 2020년 413억원에서 2030년 약 1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물가 시대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수요층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산빵, ‘저가 이미지’ 벗고 프리미엄화
편의점과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양산빵도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과거에는 ‘값싼 빵’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품질 개선과 브랜드 협업으로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 양산빵 판매액은 2018년 2조8372억원에서 2022년 3조9589억원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8.7% 성장으로, 같은 기간 전체 식품 판매 증가율(6.0%)을 웃돌았다. 전체 식품 시장에서 양산빵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4.9%에서 5.4%로 확대됐다.
◆전문가들 “고물가에 똑똑한 소비”…시장 재편 가속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빵값 인상으로 제과점 소비가 줄어든 대신 합리적인 가격과 간편성을 갖춘 냉동 생지와 양산빵이 빠르게 대체재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는 고급 원재료와 프리미엄 콘셉트를 강화한 제품이 더 다양하게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냉동 생지와 양산빵의 인기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자들의 ‘가성비·가심비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집에서 즐기는 갓 구운 빵의 만족감, 편의점에서 손쉽게 누리는 프리미엄 크림빵은 이제 빵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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