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바준 롤스로이스모터카 디자이너가 벽면에 위치한 전시공간을 열자 100여 개의 색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채도에 따른 다양한 색상은 물론 무뚝뚝해 보이는 무광색까지 여러 도료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롤스로이스를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은 이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차량의 외·내관 색상을 선택해 조합할 수 있다. 외장 페인트 색상의 조합만 4만 4000가지에 이르는 만큼 사실상 ‘나만의 차’를 가질 수 있는 구조다.
크리스 브라운리지 롤스로이스모터카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최상위 커미션인 코치빌드 차량의 경우 수년간 오직 단 한 대를 만들기 위해서 고객들이 모든 디자인 프로세스에 개입하게 된다”며 “그 경험 자체가 럭셔리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차량도 럭셔리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롤스로이스모터카가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을 27일 서울 잠실에 공식 개관했다. 두바이와 상하이, 뉴욕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이는 공간이다. 롤스로이스의 본사에서 파견한 비스포크(맞춤제작) 디자이너가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차량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서울의 프라이빗 오피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고객들의 수요에 대응할 전망이다. 롤스로이스모터카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최근 정교한 비스포크 주문이 이어지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특히 문화적으로 진취적이고 젊은 고객이 많은 만큼 글로벌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두바이 등 기존의 프라이빗 오피스가 위치한 도시들에 비해 초고액 자산가가 적은 지역이다. 롤스로이스는 대신 한국 럭셔리카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브라운리지 CEO는 "프라이빗 오피스 위치를 선정할 때 초고액자산가 고객이 많은 곳을 선정하기도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곳에 위치시키기도 한다"며 "한국은 럭셔리카에 대한 성장이 빠르고 1인당 명품 소비 금액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해 서울에 프라이빗 오피스를 개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롤스로이스 전체 프라이빗 오피스는 연간 약 100대 정도의 비스포크 차량을 제작하고 있다. 제임스 바준 디자이너는 "각 지역마다 고객들의 요구사항이 천차만별"이라며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가진 고객들이 많아 컬러부터 소재까지 다양한 차량들이 제작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롭게 개관한 프라이빗 오피스 서울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한국 문화에서 영감을 얻아 연출한 고요하고 매력적인 실내 분위기도 눈에 띈다. 아이들을 동반하는 고객들의 특성을 고려해 키즈룸도 마련된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