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 美 공장 ‘설립’ 재검토···배경은

2024-06-28

“비용상승 고려해 검토 지역 확대 필요”

‘美 대선-전기차 수요감소’ 관망…유럽시장 집중

현지 생산 공장 포기…시장경쟁력 악화 우려도

넥센타이어가 세 번째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낙점한 미국의 생산 공장 설립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신규 공장 설립 지역 검토 과정에서 대내외 경제상황(건설비·인건비 등 비용상승)을 고려해 검토 지역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27일 정정공시를 통해 기존 ‘북미공장 설립 계획’을 ‘신규공장 설립 계획’으로 변경했다. 검토 대상 지역도 기존 ‘미국 동남부 지역 8개주’에서 ‘북미 및 기타 글로벌 지역’으로 정정했다.

지난해 5월 ‘2023년 경영목표 및 중장기투자전략’을 공개하며 13억달러(약 1조8024억원)를 들여 북미 공장 설립을 추진했다.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통해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한다는 목적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에 미국동남부 지역 8개주에 부지를 확보하고 오는 2028년에는 공장을 가동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넥센타이어 미국 생산 공장의 부지 선정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넥센타이어 측은 정정공시와 관련하여 “기존 공장이 위치한 중국과 체코를 제외한 지역을 물색 중이며, 미국 지역도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 대선, 해상운임 등 대내외 경제 상황과 투자 금액을 고려해 최적의 입지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넥센타이어가 미국 생산 공장 건립 추진을 망설이는 이유로 미국의 정세 변화를 꼽는다.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면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전기차 세액공제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트럼프 후보는 전기차와 친환경 산업 육성 정책을 비판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와 화석에너지 개발을 더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북미의 전기차 시장을 관망하면서, 당분간 체코 공장이 위치한 유럽 시장에 집중한다는 의도로 살펴진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세계적으로 약화되는 상황에서 전기차 타이어보다 일반 타이어 공급에 주력하겠다는 속셈이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다 제기되고 있다. 향후 북미 시장경쟁력 때문이다.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의 신차용 타이어(OE) 납품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올해 10월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경쟁사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각각 테네시주와 조지아주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현대차에 OE 타이어 납품에 유리하다. 반면, 현지 생산 공장이 없는 넥센타이어는 해상운임 및 환율 상승 등 대외적인 위험성을 안고 있어 향후 현대차의 북미 전기차 생산 파트너로 제외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 미국법인은 지난해 순손실 153억원을 기록했다. 5분기째 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넥센타이어가 최근 체코 공장 증설과 마곡 연구소 건설에 따른 비용 확대로 대규모 투자를 망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넥센타이어가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률도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 시장은 규모가 큰 만큼 넥센타이어가 미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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