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모씨(43)는 최근 아파트 단지 내 집하장에 재활용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쥐를 보고 놀라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쳤다. 박씨는 “바로 옆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리는데 포대자루에서 손바닥만한 쥐가 튀어나왔다”며 “살면서 그렇게 큰 쥐를 본 적이 없어 기절할 뻔 했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서울 도심에서 쥐를 목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는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한 결과 폭우로 인한 하수관 침수, 재개발 공사로 인한 서식지 이동 등이 쥐 출몰 급증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시는 쥐 출몰에 따른 시민불안 및 감염병 매개 차단을 위해 쥐가 서식할 수 있는 원인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하수관로 2000㎞ 준설, 빗물받이 70만곳 청소, 노후관로 53㎞ 정비를 통해 쥐가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2030년까지 매년 노후 하수도를 기존 100㎞에서 200㎞까지 늘려 정비할 예정이다.
음식물 쓰레기 감량과 관리 강화를 통해 쥐들의 먹거리도 차단한다. 연간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량은 지난 10년 대비 25% 감량됐고, 음식물류 폐기물 누출 방지용 밀폐용기도 확대 보급 중이다.
또 쥐 출몰 민원다발지역에 대해 집중 방제를 실시하는 한편 ICT기반 ‘스마트 트랩’ 등을 설치해 즉각적인 현장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재개발·철거구역 등 위생 취약지역에 대해서는 정기 방역 등 맞춤형 처치를 할 예정이다.
한편 쥐를 매개로 전염되는 감염병 관리는 안정적인 상황이다. 서울의 렙토스피라증·신증후군출혈열 등 주요 발생건수는 최근 몇 년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사망사례도 보고되지 않고 있다.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되면 근육통, 결막 충혈,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신증후군출혈열은 발열, 두통, 소변량 감소, 신부전,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올해 서울에 보고된 렙토스피라증 발생건수는 0건이며, 2023년 0건, 2024년 4건으로 극히 적다. 신증후군출혈열 역시 올해 3건이 보고됐으며, 지난해 9건 보고됐다.
시민들은 공공구역에서 쥐를 발견하면 직접 잡거나 만지지 말고, 120다산콜센터 또는 관할 자치구 보건소로 신고해야 한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시민들께서는 쥐 발견 시 즉시 신고하고, 음식물쓰레기 배출 요령 준수와 개인 위생 관리에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며 “최근 출몰이 늘어난 야생 너구리도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고 발견 즉시 신고하는 등 안전 수칙을 지켜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