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처방 중 30% 부적절…질병청 "항생제 내성 예방 수칙 당부"

2024-11-18

항생제 내성, 치료 어려워져 위험

일반인 30%만 항생제 용도 이해

지침따른 처방도 절반 수준 불과

질병청, 항생제 관리 캠페인 운영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항생제 중 약 30%가 부적절한 처방인 것으로 알려져 정부가 항생제 내성 예방 수칙 당부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 주간'을 맞이해 국민의 항생제 내성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을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 항생제 내성, 치료 어려워져 위험…항생제 처방 중 30% 부적절

항생제 내성은 세균이 항생제 치료제의 영향을 받지 않고 생존·증식해 치료가 어려운 현상이다.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면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의 종류가 줄어든다. 특히 면역 저하자나 중증 감염 환자의 경우 치료 경과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항생제 오남용이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대비 약 1.2배 높다. 2019년 질병청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항생제 중 약 30%는 부적절한 처방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생제 사용은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세계 항생제 사용량은 2020년 15.6 DID, 2021년 15.9 DID, 2022년 18.9 DID로 늘었다. DID는 인구 1000명당 1일 항생제 사용량 단위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항생제 내성을 인류가 당면한 10대 공중보건 위협으로 선정했다. 코로나19 이후 전세계 항생제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항생제 내성 문제가 확대될 것을 우려해 국제사회에서도 항생제 내성 예방 관리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 일반인 30%만 항생제 용도 이해…지침따른 처방 절반 수준에 불과

질병청이 작년 실시한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인식은 의사와 일반인 모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 800명 중 절반(52.9%) 정도만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다. 항생제 의미와 용도를 올바르게 이해한 일반인은 30% 이하에 불과했다.

의사 약 1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의사 약 10명 중 7명(69.6%)은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라고 응답했다.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과도한 항생제 처방(55.9%)과 환자의 항생제 복용 임의 중단(22.1%)이 꼽혔다.

한편 지침에 따라 충실히 처방한다고 응답한 의사는 1146명 중 53.6%에 불과했다. 항생제가 불필요한 상황에서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은 비율도 59.1%에 그쳤다.

질병청은 오는 24일까지 항생제 적정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항생제 내성 인식 제고 캠페인을 운영한다. 표어는 '항·필·제·사(항생제는 필요할 때만 제대로 사용해요'다. 항생제 내성의 발생, 전파 원리 등을 질병청 누리집에 공개할 전망이다.

아울러 질병청은 오는 19일까지 제2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 대책을 논의한 'One-Health 항생제 내성 심포지엄' 행사도 개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복지부, 환경부 등 항생제 내성 분야 정부 부처 등이 참석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올해 11월 1일부터 의료기관의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를 위한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기관뿐 아니라 국민 모두 항생제 내성 인식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항생제 내성에 대한 예방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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