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며 상조 시장에 진출한 웅진그룹으로부터 주주 배당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일부 기업이나 사모펀드가 상조 회사를 인수한 뒤 무리한 배당으로 자산을 빼돌린 사례가 있어 이를 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5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위는 최근 웅진그룹 측으로부터 웅진프리드라이프의 배당 성향을 당기순이익의 100%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피해 예방 방안 확약서’를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주회사 웅진이 자회사인 프리드라이프에서 가져가는 배당금 액수에 상한선을 둔 것이다. 이와 함께 웅진은 계열사 간 자금 이동을 감시할 내부거래심의위원회를 설치해 경영 투명성 통제를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공정위가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이 같은 ‘강수’를 둔 배경에는 웅진의 프리드라이프 인수 구조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웅진은 6월 사모펀드 운용사인 VIG파트너스로부터 프리드라이프 지분 99.77%를 8879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웅진은 당시 인수 대금 중 약 1300억 원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인수금융(대출) 방식으로 충당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웅진이 프리드라이프 자산을 배당으로 유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었다.
실제 VIG파트너스는 2020년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한 후 고배당 정책을 펼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재향군인상조회도 현재 보람상조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경영진이 380억 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거의 학습 효과로 인해 이번 웅진의 인수 과정에서는 자산 유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이중·삼중의 안전장치가 필수적이었다”며 “프리드라이프의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을 원천 봉쇄해 모기업의 유동성 리스크가 상조 계열사로 전이되는 연결 고리를 끊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웅진에 대한 통제를 넘어 상조 업계 전반을 겨냥한 재무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상조 가입자 수는 960만 명, 선수금 규모는 10조 3348억 원에 달한다. 4년 전보다 가입자는 40%, 선수금은 4조 원 가까이 급증하며 시장이 비대해지자 소비자 보호를 위한 고삐를 죄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공정위는 양대 상조공제조합 이사장과 주요 회원사 대표들을 소집해 담보금 비율 인상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에 따라 상조보증공제조합은 2029년까지 담보 비율을 현재 대비 24.3% 인상하고 공제료율은 무려 110% 올리기로 했다. 한국상조공제조합 역시 같은 기간 담보 비율을 7.3%, 공제료율은 35.3% 인상한다.
이 같은 조치는 사실상 업계 구조조정의 방아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부실 업체들은 강화된 재무 기준을 맞추지 못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당하거나 통폐합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이 부족한 한계기업들은 더 이상 고객 돈으로 돌려막기를 할 수 없게 됐다”며 “시장이 재무 건전성을 갖춘 대형사 위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의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한 뒤에 시장 안정화 단계에 따라 현행 법정 선수금 예치 비율(50%) 추가 상향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과도한 규제라는 반발도 나온다. 상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할부거래법상 선수금 보전 조치를 하고 있는데 금융업 수준의 규제를 들이대면 영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중소형 업체들은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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