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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일보 】 뇌사 시 장기기증이란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뇌의 기능이 완전히 소실되어 회복될 가능성이 없을 때 심장, 신장, 간장, 폐 등 장기를 기증하여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새 생명을 얻게 하는 것을 말한다.
2017년 장기기증 후 유족이 직접 시신을 수습한 일이 전국에 보도되며 자리 잡게 된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부터 여전히 회복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장기이식 대기자는 4만4천27명이었으며 평균 대기시간은 2천115일로 장기이식을 5년 이상 기다려야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렇게 5년 이상 기다린다고 해도 모두가 장기이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기이식 대기자는 지난 5년간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뇌사 장기 기증자 수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차례로 442명, 405명, 483명, 397명으로, 400명 안팎이며 많은 장기이식 대기자에 비해 뇌사장기기증자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로 2023년 이식 대기 중 사망자 수는 총 2,907명이었으며, 하루에 약 8명꼴로 사망하였다.
2020년 기준으로 미국과 스페인의 뇌사 기증률(명/인구백만명당)은 각각 38.03%, 37.40%이지만 한국은 9.22%로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장기기증을 망설이거나 희망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장기기증과 관련된 오해도 큰 이유이다. 따라서 뇌사 시 장기기증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자 한다.
◆ 뇌사와 식물인간의 차이
뇌사는 뇌 전체가 손상되어 뇌의 모든 기능이 상실되고 자발호흡이 소실되어 인공호흡기로 호흡해야 하며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이 불가능하여 수일 내지 수주 이내 사망에 이르는 상태이다. 반면 식물인간은 대뇌 일부만 손상되어 자발호흡이 가능하고 수개월에서 수년 이내 회복의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는 상태이므로, 뇌사자는 장기기증이 가능하지만, 식물인간은 장기기증을 할 수 없다.
◆ 여전히 장기밀매가 만연하다?
절대 그렇지 않다. 2000년대부터 모든 장기 및 조직 이식은 국가기관인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서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며 모든 기록이 전산화되어 있다. 이식을 위해서는 국가승인이 필요하며, 특히 이식 수혜자는 장기이식 후 꾸준히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데 장기이식기록이 없다면 면역억제제 자체를 처방받을 수 없다. 따라서 정식절차를 밟지 않은 장기 밀매는 있을 수 없다.
◆ 암환자는 장기기증이 불가능하다?
암 환자의 경우 초기 피부암, 자궁암, 자궁경부암,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지 않은 원발성 뇌종양 등 의학적 판단에 따라 장기기증이 가능하다. 보편적으로 장기기증은 암 완치 후 최소 5년 이후, 의학적 판단으로 전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명되었을 때 기증이 가능하다.
장기이식 후 수혜자는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데 만약 이식 장기에 암세포가 남아있다면 면역억제제 복용으로 인해 체내 면역세포가 매우 약화되어 있어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2019년에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현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서 기증자 이송 예우 표준 매뉴얼(가이드)를 제작하여 각 병원에서 기증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우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서는 기증자 예우와 가족지원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의 가족지원팀 사회복지사가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증자 예우 및 유가족 지원 영역으로는 장례 절차 안내, 기증자 이송, 기증자 유가족 예우 물품 제공, 사별 후 애도과정을 돕기 위한 상담을 비롯한 기증자 유가족 애도 지원, 행정 및 법적 전문 서비스 기관 연계, 행정 절차 안내를 지원하고 있다.
한 사람의 장기기증으로 최대 9명이 수혜 가능하다고 한다. 절망 속에 있는 환자들에게 생명을 선물하는 일은 이 세상 가장 고귀한 일임이 틀림없다.
장기기증 희망 등록방법은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간편한 온라인 등록, 등록기관 직접 방문 등록, 우편이나 팩스를 통해서도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할 수 있다. 가장 고귀하고 숭고한 생명나눔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 청년서포터즈 8기 권서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