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중소·중견 지원책, 보조금 효과 떨어져…개별 요구 맞춤형 필요”

2024-12-19

입력 2024.12.19 14:12 수정 2024.12.19 14:12 세종=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한국 중소·중견 기업 지원정책이 기존의 보조금 지급 방식에서 기업별 맞춤형 지원 방식인 ‘비스포크 모델(bespoke model)’로 전환돼야 한다는 국책연구원 주장이 나왔다.

김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일 이같은 내용의 ‘챔피언으로 가는 길: 중소·중견기업 지원정책의 전환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정부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선정하여 재정·기술개발 지원,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잠재력을 실현하는 것을 돕는 ‘국가 챔피언 기업 육성정책’을 펼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 국가 챔피언 기업 육성 정책인 ‘월드클래스300’ 사업은 정부 기관 중심의 선별 과정을 통해 연간 30~56개 기업을 선별해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374억원의 정부출연금으로 보조금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연구진이 월드클래스300 사업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 부가가치, 생산성에서 지원 효과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정책 의도에 부합하지 않은 기업에 지원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윈은 보조금 지원방식의 정책을 시행할 경우 선별적 지원으로 소수 기업만 혜택을 받아 시장경쟁을 왜곡할 수 있고다고 봤다.

또 지원 대상 기업을 선별하는 정부에 정보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지원 수혜를 위해 생산적인 활동보다는 로비와 지대추구에 집중할 유인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한 가지 활동에 한정한 지원보다는 개별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요구 사항에 맞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등에서는 1:1 맞춤형으로 기업 특성에 맞는 지원을 하고 있고 기업의 특정 요구사항을 함께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이 제안한 모델은 비스포크 수행 모델이다.

개별 기업의 성장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 내 기능이 해당 성장전략에 적합한지 평가하며, 이를 실행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정책 담당자와 지원기관의 업무 방식이 기업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재구성·전문화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 선별방식, 지원 수단 등 사업 운영 전반을 민간투자, 전문성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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