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왔던 '프리즈' 2억달러에 팔렸다…엔데버 창업주가 재인수

2025-05-06

할리우드 억만장자이자 전 CEO 엠마뉴엘이 인수

공격적 확장전략 펼쳤던 프리즈,향후 행보에 관심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근래들어 공격적인 확장전략을 펼쳤던 글로벌 아트페어 기업 '프리즈(Frieze)'가 최근 매각됐다. 프리즈는 모기업인 엔데버(Endeavor) 그룹이 사모펀드에 인수되면서 지난해 매물로 나왔는데 엔데버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할리우드의 억만장자 아리 엠마뉴엘(Ari Emanuel)이 인수했다.

글로벌 아트마켓에서는 프리즈가 매물로 나오자 원래 프리즈를 소유해왔던 대주주가 다시 프리즈를 손에 넣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물론 럭셔리패션 기업과 미술전문 기업 등이 사들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입질을 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엔데버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였던 아리 엠마뉴엘이 손에 넣음으로써 미술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 들어맞게 됐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프리즈의 매각액이 2억달러(약 2880억원)라고 보도했다.

올해 64세의 아리 엠마뉴엘은 미국의 손꼽히는 '미디어 거물'이자 UFC, WWE 등을 만들어 '슈퍼 에이전트'로 불려온 사업가다. 엔데버 그룹을 창업한 그는 엔데버가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에 인수되면서 CEO에서 물러난바 있다. 실버레이크는 엔데버를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하며 그룹 내 이벤트자산인 프리즈를 작년 하반기 매물로 내놓았다. 하지만 이렇다 할 인수자가 없었고, 결국 엔데버의 CEO였던 엠마뉴엘이 인수하게 된 것이다.

외신들은 이번 인수에는 프리즈 런던과 프리즈 뉴욕 등 프리즈가 보유 중인 7개 아트페어를 필두로 프리즈 매거진, 런던의 갤러리공간 'No.9 코크 스트리트'가 포함됐다. 프리즈의 현 CEO인 사이먼 폭스를 비롯해 경영진도 변동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엠마뉴엘은 자산운용사 아폴로매니지먼트 등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아 조만간 새 이벤트회사를 세워 프리즈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 컨소시엄은 세계 굴지의 테니스대회인 마이애미오픈과 마드리드오픈 등 엔데버의 스포츠 이벤트 인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로써 2003년 영국 런던서 '젊고 파격적인 아트페어'로 시작해 20년 만에 세계 최강의 아트페어 '아트 바젤'(Art Basel)의 아성에 도전했던 '프리즈'(Frieze)는 다시금 미디어 거물의 품 안에 안기게 됐다. 흥미로운 것은 아트 바젤 또한 세계적인 미디어 거물 루퍼드 머독의 아들인 제임스 머독이 인수했다는 점이다. 아트페어의 양대 산맥이 모두 미디어 거물들이 소유하게 됐다.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엔데버는 지난 2016년 아트페어 플랫폼인 프리즈를 8930만달러에 인수한 뒤 대대적인 확장 전략을 펼쳐왔다. 즉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서만 열리던 프리즈 아트페어를 미국 LA와 한국 서울로 확장했다. 또한 미국의 유서깊은 페어인 '아모리 쇼'와 '엑스포 시카고'까지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아모리 쇼와 엑스포 시카고는 런던및 뉴욕 페어와는 달리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하고, 참여 갤러리 확보 등도 여의치 않아 고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엑스포 시카고의 경우 2023년 프리즈가 인수하며 대대적으로 재론칭의 깃발을 올렸으나 글로벌 유력 화랑들이 계속 외면하고, 목표로 한 참가화랑수도 채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이 미술전문매체들을 통해 잇따라 타전됐다.

이에 지난해 프리즈측이 '서울에서 프리즈와 함께 키아프를 공동개최하는 한국화랑협회가 '엑스포 시카고'에 적극적으로 참가했으면 한다'고 제안했고, 한국화랑협회가 문화부 산하 예술경영센터의 예산지원(5억원)을 받아 최근 20개 한국 화랑을 페어에 참가시키면서 그나마 총 목표화랑수(170여개)를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화랑협회는 K아트의 우수성을 글로벌 아트마켓에 널리 알린다는 목표 아래 원로부터 신예까지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들고 참가했으나 작품판매는 기대에 못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프리즈 인수계약에 서명한 엠마뉴엘은 성명에서 "글로벌 아트페어인 프리즈는 항상 내게 영감의 원천이었다. 프리즈는 더 큰 성장을 앞두고 있으며 새로운 글로벌 이벤트 플랫폼의 전략적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art29@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