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HEC) 르포
국내 최대 규모 안전교육센터, 이천에 문 열다
HEC, 안전과 문화 확산의 거점으로 기대
이륜차 사고 급증, 안전교육 필요성 높아져
"단속만으로는 부족하다"…혼다 창업주 철학 담겨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모터사이클 안전문화 정착 선도
첨단 시설과 높은 고객 만족도 "라이더들의 호평"
모터사이클 서비스 역량 강화… 전천후 통합 센터 거듭나
개소 직후부터 '예약률 100%'…예상 뛰어넘는 참여율
이지홍 대표, "인간 존중 철학, 안전한 라이딩 문화 만들 것"

[편집자 주] 국내 모터사이클 사고가 최근 10년간 급증한 가운데, 혼다코리아가 국내 최대 규모의 모터사이클 안전교육 시설을 경기도 이천에 개소했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HEC)'로 명명된 이곳은 혼다의 글로벌 안전 비전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안전운전 교육을 통해 이륜차 운전자뿐 아니라 모든 교통 참가자의 안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장 방문 결과, 라이더들의 높은 만족도와 여성 참가자 증가 등 국내 모터사이클 안전교육 문화 형성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모터사이클 안전교육이 국내에서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혼다코리아가 경기도 이천에 문을 연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Honda Education Center, 이하 HEC)'는 단순한 운전교육 시설을 넘어 국내 모터사이클 문화를 바꿀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19일, 기자가 직접 방문한 HEC 현장 이곳저곳에서는 "Safety for Everyone(모두를 위한 안전)"이라는 혼다의 슬로건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HEC는 운전자의 안전뿐 아니라 도로 위 모든 사람의 안전을 지향하는 혼다의 글로벌 비전을 한국에서 구체화한 곳이다.
현장에서 만난 이정우 혼다코리아 에듀케이션 센터장은 "교육센터 개소 직후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와 적극적인 참여율에 놀랐다"며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도 하는 모습에서 모터바이크 안전운전 교육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혼다의 안전교육 역사는 깊다. 1960년대, 차량 고성능화로 일본 공도(公道)에서 폭주 사고가 급증하자 혼다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는 "단속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올바르게 타는 법을 교육할 장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철학은 1962년 일본 스즈카 서킷 건설로 이어졌고, 1970년 본격적인 안전운전 교육 활동으로 발전했다. 올해는 혼다가 안전운전 활동을 시작한 지 55년이 되는 해다.
혼다의 글로벌 비전은 명확하다. 2050년까지 전 세계 혼다 차량 관련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제로'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43곳에서 안전운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한국의 HEC는 17개 국가 중 43번째로 설립된 시설이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체 교통사고는 2013년 21만5354건에서 2024년 19만6836건으로 8.6% 감소했다. 그러나 이륜차 사고 건수는 같은 기간 1만433건에서 1만5932건으로 52.7% 급증했다. 2022년 기준 국내 이륜차 사고의 도로 교통사고 건수 비중은 8.8%, 사망자는 16.7%에 달해 이륜차 안전교육 강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에 자리 잡은 HEC는 총 7934㎡(2400평) 규모에 건물 면적 1818㎡(550평), 실외 교육장 3967㎡(1200평)로 구성된 국내 최대의 모터사이클 안전교육 시설이다.
1층은 고객 리셉션과 휴게공간을 중심으로 피팅존, 샤워실 등 고객 친화적 시설이 마련돼 있었다. 특히 모든 교육생에게 헬멧, 보호대, 부츠 등 안전장구가 무상 제공돼 편리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방문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HEC 외부 교육장에는 안전한 라이딩을 위한 이중 방호벽, 펜스 스펀지 등 철저한 안전시설이 설치됐다.
1층 한쪽에는 모터바이크와 차량 정비용 사이트도 마련돼 있다. 기존 평택의 '혼다 트레이닝 센터'를 이전하고 모터바이크와 자동차 트레이닝 센터를 통합한 이곳은 모터바이크 안전운전 교육뿐 아니라, 혼다 서비스파트의 정례·보수 교육, 서비스 경진대회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전천후 센터임을 알 수 있었다.
2층 강의실은 총 5개의 확장형 공간으로 이뤄졌으며, 벽을 개방하면 최대 150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고객 교육뿐 아니라 자동차 및 모터사이클 공식 서비스 센터의 테크니션 행사, 서비스 어드바이저를 위한 전문 연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일본 본사의 '혼다 안전운전 지도자 연수'를 수료한 전문 교관 4명이 진행하는 체계적이고 맞춤화된 5가지 코스를 제공한다.
코스는 초보자를 위한 '비기너 스쿠터/매뉴얼', 기어 조작이 가능한 중급자를 위한 '타운 라이더', 적극적인 코너링 기술을 훈련하는 '투어 라이더', 숙련된 기술과 정밀한 주행을 가르치는 '테크니컬 라이더'까지 다양한 수준의 라이더를 모두 포괄한다. 교육은 주말을 중심으로 수요일~일요일로 주 5일,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모든 과정의 비용은 27만원으로 동일하다.
센터에는 배기량별로 교육용 모터사이클 64대가 준비됐다. 특히, 교육용 모터사이클에는 일본 스즈카에서 활용 중인 안전 가드를 그대로 적용했다. 혼다 관계자는 "모터사이클의 무게 때문에 넘어질 때 다리 끼임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안전을 위해 훈련용 모터바이크에 안전 가드를 빠짐없이 장착했다"고 설명했다.

센터 운영 초기부터 예약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개소 첫 달인 3월의 예약률은 100%를 기록했다. 교육생의 약 20%가 여성 고객으로 예상보다 많은 여성 고객 참여율을 보였다. 또한, 전체 교육생 중 30%가 이미 사설 교육 경험자일 만큼 모터바이크 안전교육에 대한 국내 라이더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HEC는 고객 편의를 위해 점심 식사와 경강선 부발역 픽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실제 픽업 서비스 이용률은 예상보다 높아 서울과 경기뿐 아니라 세종, 인천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고객들이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은 학원책임보험과 영업배상책임보험에도 가입돼 있다. 라이더들이 위험을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는 그야말로 모터사이클 천국을 꿈꾸는 곳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혼다코리아 이정호 센터장은 "초기부터 많은 기대를 했지만, 개소 직후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와 긍정적인 반응에 오히려 놀랐다"며 "부부 또는 아이까지 동반한 가족 단위로 교육장을 찾는 고객들의 모습에서 안전운전 교육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과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HEC 개소 당시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혼다의 안전에 대한 철학은 인간 존중에서 출발하며, 올바른 운전 습관과 안전 지식 전파가 그 핵심”이라며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를 통해 국내 모터사이클 문화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HEC의 출범은 단순한 운전기술 교육이 아니라 국내 모터사이클 문화를 책임 있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끄는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