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24시] 커피찌꺼기 고부가가치 순환자원 ?...수거시스템 구축은 언제

2024-10-08

탄소중립 위해 마련한 제도 실현 한계 드러나

국내 커피 소비량은 2023년 기준 연간 400잔이 넘어 세계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커피콩을 분쇄하고 버려지는 커피박(커피찌꺼기)은 매년 15만톤으로 정부는 2022년 커피박을 생활 폐기물이 아닌 고부가가치 순환자원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커피박 수거 시스템 구축은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지난해 서울의 일부 자치구에서는 수거 전용봉투를 제작하고 커피박 자원화 사업을 추진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구청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운영된 제도로 향후 시행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기업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환경부는 국내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가 제작한 커피박 트레이를 국내 제1호 순환자원 사용제품으로 인정하는 등 커피박을 순환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지만 실제 한 기업에서 3년간 수거되는 커피박은 1만 5,000톤에 그쳤다.

재생 에너지로 활용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커피박은 처리비용 절감과 재생에너지 전환 추세에 따라 현재 국내에서 바이오 에너지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발전사업자들이 구매하는 공급인증서의 가중치를 달리 적용하는 신재생에너지법에 따라 커피박이 Bio-SRF로 분류돼 사업 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국내에서 Bio-SRF는 폐기물에너지와 동일하게 가중치 0.25가 적용된다. 반면, 하수슬러지의 적용 가중치는 1.0이다. 커피박은 발열량이 높고 탄소와 분진 배출이 적은 친환경 에너지원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낮은 가중치로 인해 판매 가격이 낮게 책정된다.

커피박과 바이오매스를 혼합해 납품하는 A업체의 대표는 "커피박은 임목 부산물과 달리 한번 물리적인 과정을 거쳤다는 이유로 단순 폐기물이라는 인식이 만연한 것 같다"며 "정부가 친환경 자원으로 규정해 놓았지만 막상 건의하거나 의견을 낼 곳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탄소중립을 위해 마련한 제도 실현의 한계와 시민들의 호응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실천하더라도 수거 봉투를 종량제 봉투처럼 인식해 온갖 이물이 함께 유입된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의 가중치 상향에 대한 산자부와 환경부의 관점 차이도 극명하다. 산자부는 기업의 부담 완화를 위해 가중치 상향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립대학교 폐자원에너지화연구실 서명화 교수는 "커피박을 자원화 하기에는 아직까지 수거 체계가 확실하지 않기 떄문에 가중치 상향이 어려워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학교에서는 커피박이 발열점이 높고 오일성분이 많아 실험에 유용하게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뉴스인사이드 조민선 기자 msjo@newsinsid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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