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구 박사의 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 ㉟대이작도 홍어 무침과 간재미 찜

2024-12-22

올해의 끝이 서서히 다가오는 12월 말, 본격적인 추위가 겨울의 색을 짙게 물들이고 있다. 이맘때 인천의 섬들은 특별한 겨울의 맛으로 미식가들을 유혹하곤 한다.

그중에서도 겨울철 별미로 손꼽히는 새콤달콤하고 톡 쏘는 매력의 홍어 무침과 간재미찜은 빼놓을 수 없는 맛이다.

홍어(Okamejei kenojei)는 홍어목 홍어과에 속하는 어류로, 우리나라에는 4속 11종이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80종이 보고되고 있다.

홍어과 어류는 외형이 매우 비슷하고 변이가 많아 분류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지역마다 다른 방언 때문에 혼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윤병일, 우리나라 서해중부산 홍어 자원 생물학적 연구, 전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22).

특히 홍어와 간재미는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달라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전라도와 충청도에서는 간재미를 홍어라고 부르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홍어삼합’으로 즐기는 참홍어는 홍어과에 속하지만 간재미와는 다른 어종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간재미가 상어가오리와 같은 어종으로 밝혀졌으며, 상어가오리는 유전적으로 홍어와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간재미와 홍어는 같은 어종으로 볼 수 있으며, 국립수산과학원에서도 이를 ‘홍어’라는 이름으로 통일했다(어업in 수산, 2022.6.2.).

고향이 자월도였던 장순실씨는 대이작도로 시집와서 이작도 선착장 근처에서 이작회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요즘 간재미가 많이 잡히는 철이라며 “간재미는 날이 추울수록 그 맛이 깊고 풍미가 더 좋아요”라고 전했다.

간재미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탕으로 끓여내거나, 찜으로 부드럽게 익혀 먹기도 하고, 새콤달콤 무쳐내기도 한다.

장 씨는 특히 간재미 무침을 자랑하며 “남편이 바다에서 직접 잡아 온 간재미를 깨끗이 손질해서 껍질을 벗겨내고 살짝 말려요. 그걸 잘게 찢어 같은 양념을 넣고, 산에서 따온 복숭아 효소를 설탕 대신 사용하죠. 그렇게 무치면 담백하면서도 약한 쏘는 맛이 나요. 밥반찬으로도 좋고, 술안주로도 그만이라서 손님들 반응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라고 말했다.

간재미를 살짝 말려서 수분이 빠지면 갖은양념을 넣고 찜으로도 만들어 낸다. 그녀의 손맛 덕분에 이작회집을 찾는 손님들은 한 접시를 맛본 뒤 자꾸만 더 달라고 요청하며 단골이 된다고 한다.

장 씨는 45년 동안 시어머니를 모시며 음식을 배운 것이 자신의 요리 비결이라고 한다.

“우리 시어머니께서 음식을 까다롭게 하셔서 하나하나 손맛을 배웠어요. 그 덕에 손님들께 맛있는 음식을 내놓을 수 있는 거죠”라고 했다.

그녀는 전문가의 식견으로 홍어와 간재미의 차이를 설명한다.

홍어는 머리(주둥이) 부분이 뾰족하며, 전체적으로 날렵한 삼각형 모양을 띤다. 반면, 간재미는 서해 얕은 수심에서 서식하는데, 상대적으로 둥근 형태를 지니며, 크기도 작은 편이라고 한다.

새콤달콤하게 무쳐진 홍어 무침과 간재미찜을 한 점 입에 넣는 순간 퍼지는 고소함과 담백함, 그리고 뒤따라오는 쏘는 듯한 양념 맛에 따뜻한 밥을 한 숟가락 먹는 순간 그 맛은 가히 감동적일 것이다.

시어머니에서 그녀에게로 전수된 손맛은 오늘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글 : 김용구 박사(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인천시 섬발전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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