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와 로봇의 미래 엿보기, 대구 FIX 2024 현장 중계(2)

2024-10-25

[먼저 보실 기사. 이 기사는 다음의 링크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 대구 모빌리티·로봇 쇼 현장 중계(1)]

대구 엑스코에서 지금 열리고 있는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4) 현장 소식입니다.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대구 엑스코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로 모빌리티와 로봇, IT 기술 기업이 참여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모빌리티와 로봇, IT 기술 기업이 최신의 기술과 서비스를 들고 나왔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돌아다니면서 본 흥미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독자님들과 공유합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레벨4 자율주행 셔틀의 양산 모델 ‘로이(ROii)’를 들고 나왔습니다. 2년 전에는 이 차량의 목업이 전시가됐었는데, 그 사이 실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양산 제품을 개발했다는 것이 주목됩니다. 정부는 내년 3월 자율주행 차량 인증 제도를 도입할 예정인데요, 차량 인증 제도를 통과해 번호판을 받은 차량은 공공도로를 돌아다닐 수 있게 됩니다. 양산 차량을 만들어 낸 것은 그에 맞춘 빠른 대비입니다. 차량 레벨4 차량의 특징이라면, 특정 구간에서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인데요. 이 차는 외형적으로는 운전석과 운전대가 없어서 더더욱 자율주행 차량의 이미지를 강화했습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이 차량을 일년에 얼마나 만들려고 할까요? 현장에서 만난 김호진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신사업TF 상무는 “2025년에 스무대에서 오십대 사이를 생각하고 있고, 그 뒤로는 세 자리 수 대까지 생산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의 수요가 국내에 있느냐고 물으니 “국내외 모두 보고 있고, 국외로는 아랍에미리트와 싱가포르, 일본 등과도 이야기 중”이라고 답했는데요.

왜 아랍에미리트와 싱가포르, 일본이 우선 타깃 국가가 될까요? 우선 아랍에미리트와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올해 말 합작법인을 설립, 차량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지난 7월에 이미 공개된 사실인데요, 이 회사는 아랍에미리트와 합작 회사 소식을 알리면서 “중동 자율주행 허브 아부다비를 교두보로, 새롭게 부상하는 중동·북아프리카(MENA)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할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우리와 유사한 상황입니다. 지방은 인구 소멸이 심각한 문제인데요. 이런 지역에서는 수지타산 문제로 대중교통이 원활히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해당 지역의 교통 약자 편의를 위해서 자율주행 셔틀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일고 있죠.

한 가지 정보 더. 차량을 만드는 데는 얼마가 들고, 또 판매가는 얼마로 정했는지 김호진 상무에게 물었습니다. 김 상무는 “원가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판매 가격은 6억원대 초반”이라고 밝히면서요 “지금은 거대 사업장을 보유한 조선소나 반도체 공장, 놀이 동산과 리조트 등에서 단지 내부의 물류와 야간의 이동 수단 확보 등을 위해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수요를 설명했습니다.

로멜라 연구소

[관련기사: 데니스 홍 박사 “최고 아웃풋은 학생, 미래의 슈퍼 히어로들”]

‘로봇의 신’이라고 불리는 데니스 홍 미국 UCLA 대학 교수는 자신이 속한 로멜라 연구소의 학생들과 함께 전시 부스를 꾸렸습니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은 로멜라의 로봇은 ‘아르테미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올 7월, 세계 로봇 축구 대회에서 일등을 한 아르테미스라는 이름을 기억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데니스 홍 박사는 아르테미스가 “새로운 이동 방법, 모빌리티를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합니다. 많은 로봇은 아직까지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바퀴를 달고 있는 로봇은 평탄하지 않은 토로나 혹은 계단 등에서 움직이기 어렵죠. 두 발로 움직이는 이족 보행 로봇도 모터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측면이 있고요.

아르테미스는 인조 근육을 활용해서 움직임을 보다 자연스럽게 만든 이족보행 로봇입니다. 데니스 홍 박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로봇이자, 최고의 이족 보행 기술”이라고도 표현합니다. 무엇을 근거로 이렇게 평가하냐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아르테미스의 이동 속도가 2.1m/s(1초당 2.1미터를 걷는다는 뜻)로, 전기 로봇 중에서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빠르기 때문입니다.

많은 로봇 회사들이 이족 보행 로봇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었는데요. 로멜라는 이를 어떻게 개선했을까요? 우선적으로 주목해볼 기술은 구동장치를 바꾼 겁니다. 기존의 로봇들은 대체로 전기 모터에 기어가 달려서 위치를 조정하는 방식의 서보 모터를 썼는데요, 로멜라의 경우 아르테미스에 인공 근육이라 불리는 탄성, 힘을 조절하는 새로운 구동 장치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또, 제어하는 방식도 MPC(Model Predictive Control) 방식을 써서 움직임의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이끌어냈다고 합니다.

HD현대로보틱스

자동차 공정에 투입된, 한 자리에 고정된 로봇 팔은 많이들 보셨을 것 같은데요. 이런 걸 ‘산업용 로봇’이라고 부릅니다. 이 시장에서 HD현대로보틱스는 절대 강자입니다. 국내 산업용 로봇 부문 시장 점유율 1위인데요. 주력 모델은 ‘6축 다관절 로봇’입니다. 일반적으로 ‘수직 다관절’이라고 불리는 모델로, 6개의 모터를 써서 작업 공간 안에서 모든 위치와 회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로봇이죠.

이 로봇이 가장 많이 쓰이는 영역은 역시 제조 공정입니다. 특히 자동차 완성차 제조에 많이 투입되고요. 국내 브랜드이기 때문에 현장의 요구에 빨리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시장 장악력을 높이게 된 계기라고, 현장에 있던 HD현대로보틱스 직원이 말하더군요. 그에 따르면 “국내의 수요에 대해 즉각 반영하고, 피드백을 개발에 접목할 수 있다”면서 “납품 기한을 맞추는 측면에서도 외국에 본사를 든 경쟁사들 대비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네오테크

네오테크는 김천에 본사를 둔 강소기업입니다.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를 사고 나면 승차감 문제로 인해 차량 튜닝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네오테크는 차량의 성능이나 승차감 강화를 위한 부품을 직접 개발하고, 이를 차량별로 최적화해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이준명 대표가 창업자인 아버지로부터 사업을 물려받아, 보다 기술력을 강화하고 시장을 넓히는 방식으로 회사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현장 부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오테크 서비스 센터 콘셉트르 만들었습니다. 오는 11월, 미국에서 자동차 튜닝 전시회(세마쇼)가 열리는데요, 그때 나갈 모습을 국내에 미리 공개한 것이죠.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서스펜션’입니다. 차량에서 차륜과 차체를 연결하는 장치인데, 노면 충격을 흡수하고 타이어 접지력을 확보해서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승차감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아래 사진의 하늘색 스프링이 감긴 저 제품인데요. 네오테크가 직접 연구개발하면서 개선된 제품들을 만듭니다.

클로봇

요즘 로봇 회사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곳 중 하나가 클로봇이죠. 이달 중순 진행된 상장 전 일반 청약 결과 경쟁률이 1037 대 1, 일반청약 증거금이 약 5조570억원이 몰리면서 로봇 주의 부활 신호탄이 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인데요.

클로봇은 원래 제조, 물류, 운송 산업 전반에서 범용 로봇 실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이기종 로봇 관제 소프트웨를 주력으로 하는 곳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끈 것은 사람의 조정에 따라서 자유롭게 걸어다니면서 사람이 다가오면 피하고, 갈림길을 만나면 자연스레 꺾어 움직이기도 하는 로봇 개였습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제품인데요, 클로봇은 지난 9월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사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의 국내 도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부스에 갇히지 않은 움직이는 로봇 제품은 전시에서 눈에 띌 수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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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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