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려인마을, 3·1운동 106주년 만세운동 재연행사 개최

2025-03-01

[전남인터넷신문]이역만리 타국에서 고국의 독립을 염원했던 고려인 동포들의 간절함이 한 세기를 넘어 후손들에 의해 재연됐다2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역사마을1번지 '광주고려인마을' 은 3월 1일 오전 고려인마을 일원에서 연해주 고려인만세운동 재연행사에 이어 홍범도공원에서 3·1운동 106주년 기념식 및 연해주 고려인 만세 운동 102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광산구 월곡2동 선주민과 광주시민, 대성여고 학생과 교사 등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빼앗긴 조국, 그날의 함성'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박병규 광산구청장과 윤혜영 광산구의원, 박용수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장, 주상현 외국인주민과장, 광주지방보훈청 보훈과장, 이재은 월곡2동장과 송옥희 광산구 이주민정책과장,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가, 김병학 고려인문화관장, 김기령 월곡2동 주민자치회장, 월곡2동 최영표 달아실상인회장, 노한복 자율방재단 광산구협의회장, 정진산 고려인마을관광청장, 이몽룡 산정상인회장, 최창인 (주)동행투어 대표, 정미정 지사협회장, 통장단, 홍인화 전)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 대성여고 정지윤 교사와 학생, 고려인 마을 주민 등 내외빈 6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국내 3·1운동 106주년과 해외 동포들이 주도한 러시아 연해주 만세 운동 102주년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월곡고려인문화관에서 출발한 만세 운동 재연 거리 행진을 시작으로 홍범도공원에서 기념공연, 국민의례, 독립선언서 낭독, 기념사 등이 진행됐다.

거리행진에 참여한 내외빈과 일반시민, 대성여고 학생, 월곡2동 선주민들은 고려인마을 주민들과 "대한민국 만세! 우라 코레아!"를 외치며 100여 년 전 선조들의 항일운동 정신을 되새겼다.

특히 고려인마을에서 만세 운동 재연은 해외에서 펼쳐졌던 동포들의 항일 운동을 재연하고 뜻을 기리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신한촌에서는 1919년 3월 17일 최초의 만세 운동이 펼쳐졌다. 국내에서 들불처럼 번졌던 3·1운동의 영향을 받아 독립을 염원하던 고려인 동포들이 거리로 나서 대한독립을 외쳤다.

이에 일본군은 이를 계기로 독립운동가들과 한인 동포들에 대한 탄압을 더욱 강화했다. 1920년 4월 3일 일본군은 신한촌을 습격해 한인 지도자 300여 명을 학살하고, 동포들을 한글학교에 가두고 불을 지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러한 탄압으로 인해 신한촌에서는 1922년까지 3·1운동을 기릴 수 없었다.

1922년 10월, 독립군과 러시아 혁명군이 일본군 토벌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연해주에서 다시 만세 운동이 기념될 수 있었다. 동포들은 대한독립을 염원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억눌려온 울분을 표출했다.

하지만 고려인들은 1937년 스탈린 정권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인해 중앙아시아로 흩어졌고, 오늘날 조상의 땅으로 돌아와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의 후손들이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대한민국으로 입국한 고려인 동포들도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피난 온 덴밀라(63) 씨는 "2022년 두 딸과 손자들과 함께 고려인마을이 지원한 항공권을 받아 국내 입국 후 광주에 정착했다.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 며 "어머니께서 들려주시던 대한민국의 독립운동 이야기가 떠오른다. 고려인으로서, 같은 조상을 둔 한민족으로서 이 역사를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매년 열리는 만세운동 재연행사는 과거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한 고려인 선조들의 잊혀진 역사를 복원하고, 그 후손들이 자랑스런 한민족의 후손으로서 정체성을 이어가는 뜻깊은 행사로 국내외 고려인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고려방송: 양나탈리아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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