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방치 사건 우리가 해결했다” 연말에 쏟아낸 검찰의 ‘보완수사 성과’, 왜?

2026-01-01

지난 석달간 직접·보완수사 성과 17건 발표

경찰 수사 미비 지적하며 여론전 나선 검찰

막판 보완수사권 유지 등 노리는 모습 해석

검찰이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법안’ 통과 이후부터 연말까지 자신들의 ‘직접·보완수사’ 성과를 홍보하는 수사 결과를 연이어 발표했다. 서울 지역 지방검찰청이 발표한 수사성과 자료에는 ‘경찰 대비 우위의 수사력’을 강조하는 취지의 표현이 다수 포함됐다. 오는 10월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 권한을 지키느냐, 내주느냐’ 기로를 앞두고 막판 여론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지역 4개 지검은 지난해 9월26일부터 연말까지 총 17건의 직접·보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부지검이 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남부지검이 6건, 동부와 북부지검이 각 2건을 발표했다.

검찰이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경찰을 직격하는 표현이 여럿 등장한다. 지난달 31일 남부지검은 “경찰이 장기간 방치한 불송치 기록을 검토해 암장될 뻔한 음주운전 사건의 전모를 규명했다”며 수사 성과를 발표했다. 남부지검 인권보호부는 최근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도 장기간 송부하지 않던 음주운전 사건 기록을 최근 송부받은 뒤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다시 검찰에 송치하자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증거를 바탕으로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에 나서 지난달 30일 피의자를 도로교통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남부지검은 언론 공지를 통해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한 뒤 3년 넘게 검찰로 사건이 넘어오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같은 날 서부지검도 보완수사 성과 사례를 발표했다. 서부지검은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간 부실근무 의혹을 받던 가수 송민호씨와 송씨의 복무관리책임자 A씨를 지난달 30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서부지검도 “직접 보완수사를 실시해 경찰이 송치한 범죄사실 외에도 송씨의 추가 무단결근 사실을 밝혀내 함께 기소했다”고 했다.

검찰 내 대표적인 ‘검찰 개혁론자’로 알려진 임은정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동부지검도 같은 취지의 수사성과를 발표했다. 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지난해 11월 경찰이 송치한 보이스피싱 사건을 보완수사해 자금세탁책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동부지검은 “(경찰에서) 말단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만 불구속 송치된 사건”이라며 검찰이 6개월간 직접 보완수사해 자금세탁책을 구속시켰다고 설명했다.

북부지검은 지난해 11월 국세 체납자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해 ‘위장 이혼’으로 부동산 매매 대금을 은닉한 사실(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을 적발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북부지검은 “직접 보완수사로 혐의 전모를 규명한 사안으로,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필요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이 같은 검찰의 잇따른 보완수사 성과 발표는 최근 첨예하게 벌어진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논쟁’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해체’를 추진하던 여권 내에서도 ‘경찰권 견제 어려움’ 등을 이유로 보완수사권 폐지가 무리하다는 반론이 적지 않고, 법무부도 최근 ‘보완수사 우수 사례집’을 발간하며 “검찰 보완수사는 인권 보호의 보루”라고 지원하자 적극 홍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피해자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보완수사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올해 10월 검찰청 폐지로 간판은 내리게 됐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은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검찰의 홍보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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