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서울에서 펼쳐지는 전투…게임, 한국 색채를 입다

2025-11-16

2037년 서울.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의 등장으로 화려했던 도시의 심장부 강남은 완전히 파괴됐다. 그런 가운데 베일에 싸인 전사 ‘세븐’이 도심 한복판에 투입된다. 뛰어난 전투력의 소유자인 그는 하나둘 적을 소탕해나가기 시작한다.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의 시놉시스 같은 이 이야기는 엔씨소프트의 기대작 ‘신더시티’의 도입부다. 내년 하반기 글로벌 출시 예정인 이 게임은 지난 13~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5’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날 시연 부스에서 직접 체험해 본 신더시티 캠페인 모드(시연판)는 주인공 세븐의 시점에서 폐허가 된 서울의 모습을 펼쳐보인다. 캐릭터들은 코엑스, 도심공항터미널, 현대백화점 등 삼성동 일대의 랜드마크 안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게 된다.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정교한 그래픽 디자인은 파괴된 도시의 모습을 실감나게 구현해 몰입감을 선사한다. 개발진은 3차원(D) 지도 측량, 사진 스캔을 통해 서울 곳곳을 게임 속으로 그대로 옮겼다고 한다.

신더시티 외에도 게임에 ‘한국적 색채’를 더하려는 시도는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의 특정 지역을 무대로 하거나 한국 역사나 문화를 게임 요소로 녹여내는 등 방법도 다양하다.

스마일게이트는 ‘한국형 공포 게임’을 표방하는 1인칭 어드벤처 ‘골목길: 귀흔’을 지난달 출시했다. 위메이드맥스는 한국 전통 탈과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 탈’을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고전 소설 <전우치전>에서 영감을 얻은 액션 어드벤처 ‘우치 더 웨이페어러’를 준비 중이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은 아예 한국 전통 무형문화재와 협업한 사례다. 나전칠기·분청사기 등 전통 공예 장인들이 게임 속 쿠키 캐릭터를 작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이를 전시회·팝업스토어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이런 시도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드라마 등 K콘텐츠를 통해 한국에 친숙해진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만큼 게임 역시 한국적 세계관을 통해 이들과 거리를 좁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난여름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역시 서울의 모습과 문화를 실감나게 담은 것이 흥행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은 게임에 한국의 색깔을 적극적으로 입힐 수 있는 토대가 됐다”며 “반대로 게임을 통해 한국 문화를 더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적 요소를 끌어안은 것은 국내 게임만이 아니다. 이번 지스타에 참가한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인기 게임 ‘오버워치’의 부산 맵 체험존을 운영했다. 2018년 출시된 이 맵은 부산역, 해동용궁사 등 부산 명소를 모티프로 만들어져 한국 팬의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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