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대신 소개팅 택했다…MZ세대의 新노조 생존법

2025-12-08

“새벽 배송을 그만두면 살기 힘든 사람도 있습니다.”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가 심야배송(0시~오전 5시)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같은 업종 안에서도 정반대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쿠팡 정규직 배송기사가 대거 가입해 있는 쿠팡노조 정진영(33) 위원장은 “조합원 40% 이상이 야간 근로자이고, 주간과 야간 급여 차이만 월 40만원 이상”이라며 “새벽 배송이 끊기면 당장 다음 달 카드값이 막힌다”고 말했다. 낮에는 육아나 간병을 해야 해 새벽 배송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조합원도 적지 않다. 정 위원장 본인도 2019년부터 3년간 새벽배송을 뛰었다.

쿠팡노조는 2023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탈퇴했다. 노동 조합의 목적이 조합원들의 처우 개선보다 정치 행사에 동원해 달라는 등의 요구가 지나쳤다는 이유에서다. 정 위원장은 “정치 구호가 적힌 집회 참여를 강요받았다”며 “거부하면 징계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져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오랜 노동운동의 문법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노동운동의 중심축이 ‘대의(大義)’가 아니라 현실적인 ‘생활권’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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