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정체불명 남성이 팔에 피 뭍이고 달아나...방콕 감염병 공포 확산

2025-12-12

태국 방콕의 지하철(MRT) 열차 안에서 정체불명의 남성이 다른 승객의 팔에 피로 보이는 물질을 묻히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해 현지 사회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피해 승객은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감염 가능성에 대비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 더 타이거 등 보도에 따르면, 37세 남성 A씨는 지난 8일 오전 7시 30분께 논타부리 시빅센터역에서 방콕 MRT 열차에 탑승했다가 한 남성에게 팔을 스치듯 접촉당한 직후 젖은 느낌을 받았다. 그는 곧바로 팔을 확인했고, 붉은색의 혈흔으로 보이는 물질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피를 보는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며 “휴지가 없어 계좌이체 전표로 급히 닦아낸 뒤 다음 역인 보건부역에서 바로 내려 물과 알코올 스프레이로 팔을 5~6차례 반복해 씻어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혹시 모를 감염성 질환 전염을 우려하며 강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그는 가해 남성에 대해 안경을 쓴 채 검·흰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배낭을 멘 모습이었다고 기억했다.

이후 A씨는 병원을 찾아 혈액 검사를 받고 항레트로바이러스제 등 예방적 치료를 진행했으며 MRT 직원에게 CCTV 영상 확보를 요청했다. 그는 사건 직후 SNS에도 관련 사진과 상황을 게시하며 목격자를 찾고 도움을 요청했다.

A씨에 따르면, MRT 관계자가 제공한 일부 CCTV 영상에서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확인됐으나 영상에서 피가 묻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사건 발생 이전 출발역 CCTV를 다시 확인해보니 당시 내 팔에도 피가 묻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며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 중앙 관제센터의 열차 내부 CCTV 협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같은 피해를 당할 수 있는 다른 승객들에게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상대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라”며 “주저하면 더 큰 혼란만 생긴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라따나티벳 경찰서에 정식 신고를 마친 상태다.

방콕 현지에서는 해당 사건이 알려진 뒤 “의도적인 유해 행동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대중교통 내 감염 위험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CCTV 분석을 바탕으로 용의자 신원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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